[김유진의 세상만사] 책임질 수 없다면 시작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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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의 세상만사] 책임질 수 없다면 시작하지 마세요

  • 승인 2018-07-24 11:10
  • 김유진 기자김유진 기자
[김유진의 세상만사] 책임질 수 없다면 시작하지 마세요



귀여워서, 외로워서, 신기해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이유는 다양하다. 그리고 그 이유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이 동물을 내 인생의 반려생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렇게 데려온 동물들을 그 생물의 생명이 끝날 때 까지 돌보고 책임져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은 아기 때의 귀여움이 사라졌다는 이유로 갖다 버리기도 하고 지겹다고 내쫓기도 한다.



반려동물들은 누군가가 돌봐주지 않는다면 살아가기 어렵다. 안전한 집에서 규칙적으로 제공되는 먹이를 먹던 생활에서 하루아침에 자급자족해야하는 신세로 전락한 동물들은 길에서의 삶에 적응하거나 유기동물 보호소로 옮겨진다. 이렇게 보호소로 옮겨진 동물들은 새 가정을 찾아 입양되는 경우도 있지만 안락사 당하는 경우가 더 많다.



사람들이 느끼는 잠깐의 즐거움을 위해 강아지 공장에서는 수많은 모견들이 기계적으로 강아지를 낳고 임신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마치 공산품이 생산되듯 만들어지는 강아지들은 각종 펫숍으로 팔려가 상품처럼 전시되고 분양된다. 가벼운 마음으로 입양한 반려동물은 너무나도 쉽게 길거리로 내쫓긴다.





이런 무분별한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동물보호법에는 반려동물을 버릴 경우 최대 300만원까지 과태료를 물리게 되어있다. 하지만 이 법은 유명무실한 상태다. 지난해 서울에서만 9천 마리 가까운 반려동물이 버려졌다. 이 중 과태료가 부과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고 한다. 단속 인력도 부족하고 누가 버렸는지 알아내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려견은 무선 식별장치를 심거나 등록 인식표를 달아야 하지만 인식표는 탈부착 형태라 쉽게 떨어질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일부에서는 더 이상 동물을 돈 주고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입양'하자는 운동을 벌이기도 한다. 유기견에서 새로운 가정을 찾아 반려견이 된 대표적인 예시로는 문재인 대통령의 반려견이자 세계 최초 '유기견 퍼스트 도그' 인 토리가 있다. 지난 17일 서울시청 잔디광장에서는 토리 인형 입양 프로젝트가 진행되면서 유기동물 입양에 대한 인식을 제고시키기도 했다.



지난 한 해 동안 구조된 유실, 유기동물이 10만 마리가 넘는다고 한다. 동물을 장난감처럼 쉽게 생각해서 데려왔다가 무책임하게 버린 것이다. 말을 하지 못한다고 해서 가볍게 생각해서는 안 된다. 나이 들어서, 아파서, 키우는데 비용이 많이 들어서... 등의 이유로 버릴 생각이라면 처음부터 입양하지 않아야 한다. 단순히 동물을 들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생명체를 내 가족으로 맞는 일이다. 신중하게 고민해보고 입양해도 늦지 않다. 책임질 수 없다면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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