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대전을 다시 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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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대전을 다시 살리자

김용각(대전건축사회장/김용각건축사사무소 대표)

  • 승인 2018-07-19 10:09
  • 신문게재 2018-07-20 23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김용각
김용각 대전건축사회장
한 달 전, 회의 참석을 위한 서울행 발길을 서둘러 인사동으로 옮겼다. 평소 친분이 있는 도예작가의 전시를 축하도 하고 오랜만에 편한 관람을 하면서 바쁜 일상에서의 탈출을 기대하는 마음에 내 발길은 더 분주해졌다.

개장준비를 하는 인사동의 상가와 갤러리의 풍경도 매몰차게 외면하고 바로 목적지의 갤러리로 들어갔을 때의 그 느낌은 지금도 온몸으로 전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작가의 이번 주제는 Re-born_祝杯였다. 고대의 깨진 도자기의 파편들을 수집하고 그 파편을 백자와 결합해 다시 완전한 복원을 하는 작업으로서 작가만의 독특한 기법과 과거와 현재의 만남을 통한 기의 결합, 기능의 복원, 새로운 탄생 등의 다양한 분석을 이끌었다.

명·청시대의 청화 파편은 저마다의 다른 자태에 다양한 도안이 그려져 있어 각각 새로운 인생을 부여받고 새로운 시대에 참여하게 되는 것이다.



그 작은 갤러리에서 커다란 우주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가지게 된 것은 건축을 전공한 필자에게도 건축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공해 주었기 때문이다. 도자기와 마찬가지로 건축은 세월 속에서 낡고, 허물어지고, 기능을 잃어버려 비워지고 버려지고 있어 건축물로서의 삶을 종결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

하지만 필요한 부분, 기억되어야 할 부분에 새로운 건축 기법에 의한 새로운 건축을 더 해 현재의 라이프 스타일에 적응할 수 있는 또 다른 건축물로 재탄생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가지게 된 것이다.

모든 도시의 중요한 정책으로 언급되는 도시재생사업의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낙후된 지역을 되살리는 것의 기준은 지속가능성의 관점을 유지하면서 사회기반시설을 정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며 지역 공동체와 상생하는 방향성을 가져야 하는 것이다.

100여년의 역사를 통해 얻어진 교통의 도시로서 원도심 도처에 위치한 근대건축물을 유지하고 새로운 기능을 부여하여 원도심 활성화의 기준을 만들어 전국 어디에서나 쉬운 접근성을 최대한 이용하여야 한다.

'오래됨'과 '새로움'의 조화를 꾀하기 위해 지역민은 물론 건축사, 예술가, 과학자 등이 연합하여 융합적인 디자인을 만들어 지역성을 최대한 이끌어 내야 한다. 기존의 틀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기능을 더해가는 이 방법은 단시간에 이루어질 수 없는 긴 인내심과 협동심을 필요로 한다.

또한 주요 골자를 지켜가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도 각오해야 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과거의 파편을 버리지 않는다는 것, 새롭게 이어 사용한다는 것, 다시 살아난다는 것이다.

가지고 있는 것을 귀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찬란한 남의 것보다 소박한 나의 것에 대한 애착을 가져야 할 시기이다. 유한한 우리의 삶을 담고 있는 건축, 도시를 지속 발전시켜 나가는 일에 모든 시민이 관심과 애정을 표하는 뜨거운 대전을 상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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