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어떤 거래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어떤 거래

박은숙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

  • 승인 2018-06-07 09:30
  • 신문게재 2018-06-08 23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2018032901002916700136841
박은숙 대전문화연대 공동대표
얼마 전 농담반 진담반 천원에 어떤 정책을 팔게 되었다. 오래전에 아이를 기다리던 친구에게 우연히 태몽을 대신 꾸고 천원에 꿈을 판 이후 두 번째 천원 거래를 하게 된 셈이다. 그때 친구는 태몽 값이라며 기어이 천원을 안겨주었는데, 그 꿈 때문인지 친구는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아서 건강하게 키우고 있다. 순전히 친구의 일방적인 의사로 이루어진 첫 번째 거래였지만, 그때 받은 천원으로 아이스크림을 사 먹으며 호호거렸던 기억이 있다,

이번 두 번째 천원 거래의 사연은 이렇다. 그동안 몇 차례 대전시 인재개발원에서 강의를 진행하였다. 강의 대상자들은 주로 공무원과 대전시 산하기관 직원이었고, 주제는 대전 원도심을 거점으로 활동하다 보니 대체로 원도심 도시재생 내용이거나 대전 스토리텔링과 관련된 것이었다. 올해는 중견간부 교육과정 수강생들과 만나게 되었는데, 강의 인연으로 사석에서 정책자문을 하다가 생긴 일이다. 교육생들은 교육일정 중에 팀별 정책과제를 제출하게 되어 있고, 대전에서 추진해볼 만한 정책이 있을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문득 대전엑스포 이야기가 테이블에 올라오게 되었다.

대전역과 경부선 철도가 근대 대전 100년의 역사를 열었다면, 93대전엑스포는 현대 과학도시 대전을 열었던 역사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대전엑스포는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국제박람회기구의 공인을 받아 개최된 세계 엑스포다.

1993년 8월 7일부터 (기간마저 공교롭게) 93일간 대덕연구단지 일대에서 열린 세계 박람회로 국내외 1450만명이 관람하였다. 당시로서는 어마어마한 인파였다. 코미디언 강호동 씨가 악수 오래하기로 기네스기록을 세우는 재미있는 일도 벌어졌다. 8시간동안 2만 8233명과 악수를 하였다고 하니 1초에 한 명 꼴로 악수한 것이다. 또 재미있는 것은 엑스포를 상징하는 한빛탑도 높이가 93m이고, 엑스포장 내에서 받을 수 있는 스탬프 역시 모두 93종이었다.



그날 나는 대전엑스포의 의미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이야기하였고, 대전도 광주 1187무등산행 버스처럼 대전엑스포를 기억하는 버스를 운행하면 좋겠다는 칼럼을 썼던 것도 이야기하게 되었다. 이미 다른 도시에서 숫자 이미지 마케팅을 활용하고 있으면 어떤가?

스토리텔링을 통한 이미지텔링이 필요하고, 우리는 우리 방식대로 재미있게 풀어 가면 되지 않겠는가? 일행 중 누군가 기회가 되면 그것을 추진해보고 싶다는 제안을 하였고, 즉석에서 나의 두 번째 천원 거래가 이루어지게 된 것이다.

그동안 현장에서 활동하다 보면 민간영역에서 추진되었던 사업들이 어느 날 문득 관(官)의 사업으로 추진되면서 본래의 취지마저 변색돼 버린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일상적인 공감 없이 결과만을 취하다 보니 생기는 현상이다.

내년은 대전방문의 해이다. 대전시로 출범한 지 70년 되는 해이고, 광역시 승격 30년이 되는 뜻깊은 해다. 대전시는 내년에 500만 명의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두고 있다. 현장에 답이 있다는 말은 불변의 진리이다. 또한 소통의 테이블을 펼치면 현장에 대전고수(高手)가 많이 있다. 유쾌한 민관협치 천원 거래가 많아지길 기대한다.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