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찬 교수 |
남북 통일비용을 순수 통일비용이라는 관점에서 남한경제가 부담하는 비용이 아니라 통일한국의 관점에서 지출되어 사라지는 비용으로 정의하고 있다.
통일비용의 지출로 남한에서는 물적 가치가 사라지지만, 북한에서는 새로운 재화와 용역을 공급하는 수단으로 탄생하므로 이 비용은 통일의 시점에서 통일을 사기 위하여 다른 나라에 지불하는 것이 아니고 이 비용은 없어도 통일은 가능하다.
하지만 보다 바람직한 통합경제의 구조형성을 위하여 남한경제가 지출하는 것이어야 한다. 즉, 통일의 가치·비용을 개념화하는 문제에서 북한의 경제구조의 합리화를 위한 남한의 투자로 정의되어야 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 투자로 인해 경제가 자극되고 투자와 소득이 증대되는 선순환효과가 발생하면 오히려 통일의 가치가 증대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유형의 통일비용 항목으로는 인구이동의 효과로서 발생하는 비용으로 북한지역의 취업 및 생활조건이 얼마나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변화하느냐와 통합방법에 지배적으로 의존하게 되며, 따라서 통일 후유증을 줄일 수 있는 통일비용의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한편, 무형의 통일비용으로 정신적 동거비용을 들고 사회 문화적 이질감 극복에서 피할 수 없는 항목이다.
남북정상회담은 향후 정상회담의 정례화를 가능하게 함으로써 남북관계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하는 중요한 민족사적 의미를 가진다. 이번 두 차례의 정상회담은 당면 현안인 핵 문제 해결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 남북경제협력 확대 차원의 수준을 넘어서 남북 간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중요한 계기도 되길 바란다.
무엇보다 남북관계의 개선은 국가와 민족공동체의 미래를 위한 중차대한 사안이기에 정파적 이익의 차원을 넘어 더욱 적극적인 자세로 임해야 한다. 정치권은 정파적 이해득실에 따른 공세보다는 이번의 남북정상회담이 핵 문제 해결과 남북 공동의 이익, 한반도의 평화를 위한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힘을 모아주어야 한다. 남북한 교류협력의 활성화에 있어 남북한 산업협력의 바람직한 추진방향은 몇 가지 측면으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제2 경제특구의 개발 추진에 있어 개성공단 사업의 추진과 함께 남북한 산업협력을 효과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경제특구나 산업단지를 개발하는 것을 협의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신의주, 남포, 나진, 선봉 등 북한이 추가로 개방할 의지가 있거나 이미 개방한 지역을 제2, 제3의 경제특구로 개발할 경우 인프라 등을 적극 지원할 의사가 있음을 표명하는 것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북측에는 북측 기업의 동반 참여, 북한 주민의 개인 서비스업 허용, 노동력 이동 촉진 등 보다 적극적이고 개방적인 특구정책을 채택하도록 요청해야 할 것이다.
정상회담과 핵 문제 해결 등에 따라 전력 등 에너지, 도로·철도·항만 등 기반시설 개발 등을 위한 지원이 확대될 것인데, 이때 이들 분야의 지원을 남북한 산업협력이 집중되는 지역과 연계시킴으로써 북한 산업의 육성과 남북한 산업협력 촉진 효과를 극대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
막연하게 특정 규모의 전력을 북한 전역에 지원하는 것보다는 전력지원을 경제특구나 남한기업 전용공단, 그리고 지하자원 개발 협력 등 구체적인 사업과 연계시켜 나가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효율적일 것이다. 남북한이 산업협력을 통하여 집중적으로 육성시킬 분야를 설정하고, 이 분야의 육성을 위하여 필요한 기반시설 건설에 남북한이 협력하는 방법도 가능할 것이다.
예를 들어 북한의 수출산업화가 유망한 섬유·의류 산업이나 육성 의지가 높은 전기·전자 산업의 생산기반 확보를 위해 필요한 전력이나 기반시설을 지원함으로써 북한 경제의 개발과 남북한 산업협력 기반을 확보하는 방안을 북측에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하여 기반시설 지원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북측이 남북경협 사업에 적극적으로 임하도록 유도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이다. 아무쪼록 남북한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이 잘 마무리되어 북한의 비핵화 선언으로 인한 한반도 평화정착과 개성공단 재개 및 금강산 관광 재개와 북한 이산가족 상봉 등 남북한 간에 서로 얽혀 있는 현안을 잘 풀어나갈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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