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남북이 하나된 K리그를 꿈꾸며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만사]남북이 하나된 K리그를 꿈꾸며

  • 승인 2018-05-01 09:59
  • 신문게재 2018-05-02 21면
  • 금상진 기자금상진 기자
금기자
남북정상회담이후 통일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스포츠계에도 남북체육교류에 대한 훈풍이 불고 있다. 기자가 취재 정보를 얻기 위해 자주 찾고 있는 축구커뮤니티에선 벌써부터 남북축구 교류에 대한 이야기가 활발히 오가고 있다. 농담 삼아 주고받았던 남과 북의 축구리그 교류가 더 이상 꿈같은 이야기가 아니라는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축구는 북한에선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축구 열기는 지난 2015년 평양에서 열린 제2차 아리스포츠컵 15살 미만 국제축구경기대회를 통해 짐작 할 수 있다. 강원도 유소년 축구단이 참가했던 이 대회에선 개막일 5만관중이 운집했고 폐막일에는 10만 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열린 20세 이하 월드컵의 평균 관중이 7천899명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관심이다.

북한에도 우리나라 K리그와 같은 축구리그가 존재한다.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진 나라에서 축구리그가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흥미롭게 느껴 질 수도 있지만 실상은 놀라울 정도다. 북한의 축구리그는 규모면에서 K리그를 압도하고 있다. 국내 K리그는 1부 리그 12팀, 2부 리그 10팀으로 22개 팀이 리그를 구성하고 있다. 반면 북한의 프로축구는 1부 리그에 해당하는 '최상급축구련맹전'에 15개 팀, 2부 리그 40개 팀, 3부 리그 80개 팀이 운영되고 있다. 더욱 흥미로운 사실은 K리그가 2013년에 도입한 승강제를 북한은 이미 오래전부터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135개 팀이 상위권 리그를 향해 피 말리는 경쟁을 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 축구는 최근에 와서 국제무대에 자주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여자 축구는 이미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고 남자 축구 역시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전을 통해 증명됐다. 대부분 국내리그 출신이었던 북한대표팀은 해외파가 포함된 한국대표팀을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축구 전문가들은 북한의 축구는 해외무대에 자주 나오지 않아 FIFA랭킹이 낮지만 실제 수준은 아시아 상위권 팀이나 중동의 강팀에 견주어 밀리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조금은 엉뚱한 상상이지만 통일을 위한 기반을 다진다는 명분으로 양대 축구리그를 개편해 운영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현실성은 떨어지지만 두 리그가 통합 된다면 통합 K리그는 157개 팀이 경쟁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축구리그가 만들어진다. 4부 리그 까지 100개 팀이 운영되는 브라질 전국리그(Campeonato Brasileiro)를 능가하는 방대한 규모다.

실현 가능한 이야기일지 모르겠지만 대전시민의 자존심 대전시티즌이 평양에서 원정경기를 하거나 '통합 K리그 개막전'을 평양이나 신의주 연고팀과 붙게 된다면 축구팬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초대형 이벤트가 될 것이다. 남과 북의 축구팬들이 경의선철도를 타고 서로의 팀을 향한 응원전을 펼치게 되는 그날! 더 이상 상상이 아닌 현실이 될 날을 기대해 본다.


금상진 기자 jodpd@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5.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1.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2.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3.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4.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5.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