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의 도시, 두바이에 대한 단상

  • 오피니언
  • 기자수첩

사막의 도시, 두바이에 대한 단상

  • 승인 2018-04-17 09:01
  • 이건우 기자이건우 기자
사막의 신기루라는 중동의 도시 두바이를 다녀왔다. 평소 친숙하지 않은 중동이라는 어휘에서 느껴지는 어두움을 안고 가는 여정이라 다소 걱정이 앞섰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두바이 국제공항을 벗어나 눈앞에 펼쳐진 도시 정경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언론이나 영화 등 영상매체를 통해 견고하게 형성된 무지, 편견과 전혀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서방에서 악의 축으로 불리는 IS(이슬람국가)의 잔혹한 파괴나 살인행위와 일상화된 것처럼 보도되는 자살폭탄 테러와 전염병 메르스라는 부정적인 인식은 철저히 무너졌다.

개인의 선입견과 편견에 의해 올바른 판단을 못한다는 베이컨의 우상론이 뇌리에 떠올랐다. 학창시절 열심히 암기했지만 가물가물한 기억으로는 우물안 개구리로 대변되는 동굴의 우상(?)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자괴감이 들었다.

우훅죽순 들어서 있는 마천루 등은 사막의 신기루라는 세간의 평가에 한점도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거의 동일한 모습을 찾아 볼수 없었던 개성있는 디자인의 건물들은 성냥갑처럼 획일적으로 들어선 아파트 단지로 이뤄진 우리나라의 도시 정경과는 비교불가의 매력을 풍겼다. 세상에서 가장 높다는 부르즈 칼리파와 꽈배기 빌딩(정확한 명칭을 모르겠다), 해변에 위치한 7성급 버즈알아랍 호텔, 축구장의 50배 규모로 점포가 3000개 입점해 있다는 전세계 최대쇼핑몰 두바이몰 등이 볼만한 스카이라인을 이룬다. 차를 타고 스쳐 지나가면 그 멋대로, 직접 방문해 구경하는 것은 그나름대로 맛이 있다.



가이드에 의하면 거주인구는 대략 150만명이라고 한다. 대전과 비슷하다. 이중 원주민은 60만명에 불과하고 대다수가 인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에서 온 외국인 근로자라고 한다. 여행중 대면하거나 볼 수있는 공사현장 근로자, 쇼핑센터나 음식점의 직원 등은 대부분 이들이라고 한다. 심지어 비록 하위직이지만 경찰이나 공무원중에도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니 그 개방성이 놀랍다.

두바이 도심 중심부를 신호등이 하나도 없어 20여분간 끊김없이 주행한 것도 인상적이었다. 신호등 대신 고가도로를 무수히 건설해 비용과 기간이 곱절로 투입됐지만 미래 도시개발 청사진에 따라 뚝심있게 추진했다고 한다. 원동력이 왕정국가라라는 점에 기인하지만 그 추진력에 경이롭다. 지지부진 말뿐인 한국의 도심지 재개발 정책과 오버랩된다.

두바이는 황량한 모래벌판에 지어진 도시다. 40~50도를 넘나드는 기온과 비 구경하기 어렵다는 연간 강수량 등 극한의 환경은 초목이 생장을 거부한다. 하지만 두바이 시내 곳곳에는 나무를 심심찮게 볼 수 있고 일부지역에는 녹색이 우거진 대규모 수림을 볼수도 있다. 도로변에 조성된 화단, 가정주택의 정원에 심어져 있는 한그루 등 이런 모든 나무는 인공적으로 식재되고 관리된다. 여행 가이드는 인력을 동원하거나 관계시설을 설치해 하루에 두번씩 급수를 한다고 밝혔다. 따라서 나무를 키운다는 것은 적지않은 비용이 소용된다. 이런 이유로 두바이에서는 나무의 소유 정도가 부의 척도를 나타내기도 한다.

4박6일의 일정의 관통하는 느낌은 마치 봉이 김선달 같다는 것이다. 허허벌판 사막에 야자나무 잎사귀를 닮은 인공섬과 최고급 호텔과 금 시장 등을 조성, 세계에서 관광객을 끌어모으는 점이 그렇다.

마지막으로 수박 겉핱기로 습득한 지식과 경험을 근거로 쓴 글이라 혹시 또 다른 우상의 오류를 범하지 않았기를 소망한다.
편집부 차장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충남대학교 동문 언론인 간담회
  2. 대전성모병원, 개원의를 위한 심장내과 연수강좌 개최
  3. 대전 출신 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사표
  4. 대전 정림동 아파트 뺑소니…결국 음주운전 혐의 빠져
  5. 전국 아파트값 하락세… 대전·세종 낙폭 확대
  1. 육군 제32보병사단 김지면 소장 취임…"통합방위 고도화"
  2. 대전 둔산동 금은방 털이범 체포…피해 귀금속 모두 회수 (종합)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트리 불빛처럼 사회 그늘진 곳 밝힐 것"
  4. '꿈돌이가 살아있다?'… '지역 최초' 대전시청사에 3D 전광판 상륙
  5. 대전 둔산동 금은방 털이범…2000만 원 귀금속 훔쳐 도주

헤드라인 뉴스


AIDT 제동 걸리나… 교과서 지위 박탈 법안 국회 교육위 통과

AIDT 제동 걸리나… 교과서 지위 박탈 법안 국회 교육위 통과

교육부가 추진 중인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디지털교과서·이하 AIDT) 전면 시행이 위기에 직면했다. 교과서의 지위를 교육자료로 변경하는 법안이 국회 교육위원회를 통과하면서 정책 방향이 대폭 변경될 수 있는 처지에 놓였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28일 열린 13차 전체회의에서 AIDT 도입과 관련한 '초중등교육법' 일부개정법률안을 통과시켰다. 주요 내용은 교과서의 정의에 대한 부분으로 '교과용도서에 관한 규정'에 따라 현재 '교과서'인 AIDT를 '교육자료'로 규정하는 것이 골자다. 해당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 모든 학교가 의무..

"라면 먹고갈래?"… 대전시, 꿈돌이 캐틱터 입힌 라면 제작한다
"라면 먹고갈래?"… 대전시, 꿈돌이 캐틱터 입힌 라면 제작한다

대전시가 지역 마스코트인 꿈돌이 캐릭터를 활용한 관광 상품으로 '꿈돌이 라면' 제작을 추진한다. 28일 시에 따르면 이날 대전관광공사·(주)아이씨푸드와 '대전 꿈돌이 라면 상품화 및 공동브랜딩'을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은 대전 꿈씨 캐릭터 굿즈 활성화 사업의 일환으로 '대전의 정체성을 담은 라면제품 상품화'를 위해 이장우 대전시장과 윤성국 대전관광공사 사장, 박균익 ㈜아이씨푸드 대표가 참석했다. 이에 대전 대표 캐릭터인 꿈씨 패밀리를 활용한 '대전 꿈돌이 라면' 상품화·공동 브랜딩, 판매, 홍보, 지역 상생 등 상호 유기..

충남도, 30년 숙원 태안 안면도 관광지 `성공 개발` 힘 모은다
충남도, 30년 숙원 태안 안면도 관광지 '성공 개발' 힘 모은다

충남도가 30년 묵은 숙제인 안면도 관광지 조성 사업 성공 추진을 위해 도의회, 태안군, 충남개발공사, 하나증권, 온더웨스트, 안면도 주민 등과 손을 맞잡았다. 김태흠 지사는 28일 도청 상황실에서 홍성현 도의회 의장, 가세로 태안군수, 김병근 충남개발공사 사장, 서정훈 온더웨스트 대표이사,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이사, 김금하 안면도관광개발추진협의회 위원장 등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 자리에는 하나증권 지주사인 하나금융그룹 함영주 회장도 참석, 안면도 관광지 개발 사업에 대한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안면도 관광지 3·4지..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야구장에서 즐기는 스케이트…‘아듀! 이글스파크’ 야구장에서 즐기는 스케이트…‘아듀! 이글스파크’

  • 금연구역 흡연…내년부터 과태료 5만원 상향 금연구역 흡연…내년부터 과태료 5만원 상향

  •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거리 나설 준비 마친 구세군 자선냄비

  •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 12월부터 5인승 이상 자동차 소화기 설치 의무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