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문화'는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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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보기]'문화'는 '힘'입니다

  • 승인 2018-04-05 13:32
  • 신문게재 2018-04-06 23면
  • 원영미 기자원영미 기자
김용각
김용각 대전시건축사회장
봄비가 내린다. 제법 세차게 내리는 봄비로 인해 한 주만에 활짝 봉오리를 터트린 벚꽃들이 감상도 하기전에 떨어져 버릴까 염려가 앞선다. 이 벚꽃은 무심히 다녔던 거리를 아름다운 거리로 느끼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 꽃이 피어있는 동안에 많은 시민들은 일상에서의 여유와 풍성함을 느끼며 행복해 한다. 그리고 삶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게 된다.

오래된 건물과 한적한 거리의 원도심에서 벚꽃과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문화활동이다. 1980년대 이후 탈공업화에 따라 유럽의 공업도시들은 도시성장 한계에 직면해 새로운 도시발전전략을 모색하게 되고 도시경쟁력의 중요한 콘텐츠인 '문화예술'을 주제로 한 도시재생을 성공적으로 실행하여 세계적인 주목을 받게 된다. 영국의 쉐필드, 리버풀, 스페인의 빌바오가 그 좋은 예이다.

이들 도시들은 문화예술을 활용한 도시재생을 통해 공업시설물과 산업공간을 철거하지 않고 문화공간으로 재활용하여 시민들에게 문화와 여유 공간을 제공하였고 이는 도시공간의 물리적 환경의 개선뿐만 아니라 시민의 삶의 질을 증진시켰다. 새로운 도시 이미지로 만든 도시브랜딩을 통한 경쟁력을 가지게 된 것이다.

1990년대 국내에서도 도시재생에 대한 방법을 본격적으로 고민하였고, 2000년대 이후에는 지역재생 관련 정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마을가꾸기 사업에서 문화도시 조성사업으로, 최근에는 문화예술콘텐츠를 활용한 지역재생정책의 수용까지 변화되어 가고 있다.



대전의 원도심 역시 많은 관심속에 다양한 활동과 정책이 나오고 있고, 진행중이다. 원도심 중심에 있는 9개의 근대건축물을 엮은 원도심 근대문화 탐방로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대전의 원도심은 '보물창고'임을 자신하게 되었다. 60,70년대 지어진 타일건물군 앞을 지날때마다 가슴이 뛴다. 커다란 간판에 가려진 동양척식주식회사의 원모습을 확인하며 안도의 숨을 내쉰다. 무엇보다도 젊은이들의 발길이 더 분주하게 이곳을 메우고 있어 기쁘다. 시민을 머물게 하고 찾아오게 하는 콘텐츠의 개발이 절실하다.

대전시는 '문화가 있는 날 지역특화프로그램 공모사업'에 3개 프로그램이 선정되어 5월에 원도심 일대에서 문화행사를 펼친다고 한다.

선정된 사업은 ▲ 대전원도심문화예술in행동과 협업하여 은행교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 '원도심 young 舊잇다' ▲ 공간 구석으로부터와 협업하여 철도보급창고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絲, 異 잇다' ▲ 현대마임연구소와 협업하여 목척교일대를 중심으로 한 프로그램'목척대전(木尺大田)-대전IN마임'등으로 원도심에 벚꽃과 같은 활기와 행복감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재개발, 재건축의 사업을 논하기에 앞서 작은 문화행사와 다양한 콘텐츠의 개발, 시민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시민 편의를 위한 스트리트 퍼니쳐와 쉼터를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만들어 간다면 대전의 원도심은 추억이 살아있는 도시로 시민에게 인식될 것이다. 문화는 힘이라는 것을 깨닫는 중요한 현장이 될 것이다. 그 현장을 만드는 것에 모두의 관심이 향하길 간절히 바래본다.

김용각 대전시건축사회장·김용각건축사사무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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