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상진 기자 |
누구보다 현 상황을 안타깝게 지켜보는 이들이 있다. 한때 시티즌을 이끌고 몸담았던 전직 대표들과 직원들이다. 이들에게 비친 현재의 대전시티즌은 어떤 모습일까? 최근 시티즌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핵심 사안을 추려 그들의 의견을 들어봤다. 객관성 유지를 위해 전직 사장들,임직원의 직함과 호칭은 생략했다.
지난해 11윌 취임한 김호 대표는 열악한 재원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 이적료 수입을 통한 선순환 구조 시스템을 선택했다.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발굴 육성해 타 구단으로 이적 시켜 수익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김호 대표는 선수단 규모를 56명으로 늘렸다. K1,2리그 통틀어 가장 많은 선수단이다.
전임 사장들은 김 대표의 이적료 선순환 방식에 대체로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전 시티즌 사장 A씨는 "김 대표가 진정으로 장기적인 발전 계획을 갖고 있다면 유소년 선수육성에 역량을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미 성장한 선수보다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어린 선수들을 발굴해 제2의 황인범 같은 사례를 만들어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사장 B씨 역시 "거대담론 차원에서는 김 대표의 운영 방식이 옳은 판단일지 모르지만 순서가 잘못됐다"며 "유소년 육성에 비중을 높여 미래 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순서"라고 지적했다.
지역 기업들의 후원금과 광고지원도 시티즌에 적지 않은 제원이다. 김 대표는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100억 이상 쓰는 팀에서 1, 2억을 얘기해서는 안된다, 사장은 광고하러 다니는 사람은 아니다. 광고 영업은 직원들이 하는 것이고 사장은 큰 일이 있을 때 딜을 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사람"이고 말했다. 이에 대해 C전 사장은 "마인드가 잘못 됐다"고 일축했다 그는 "시티즌 사장은 24시간 후원금만 생각해야 한다"며 "비록 1~2억의 작은 금액 이지만 시티즌을 홍보하고 업체 직원들까지 팬으로 만들면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 수 있지 않으냐"고 말했다.
서포터즈와의 갈등과 간담회 요구에 대한 의견도 대부분 '조건 없는 만남'과 '소통'을 종용했다. 전 사무국장 D씨는 "김 대표의 대응 방식은 마치 팬들을 길들이기 위한 모양세로 보인다"며 "대화의 조건을 이야기할 것이 아니라 '소통' 자체에 의미를 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전시티즌은 지난 16일 팬 모임(정추위)측에 감담회 구성을 위한 TF팀 구성을 요청한 상태다.
인터뷰에 응한 전임 사장들 대부분은 팬심(心)을 잃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 무엇보다 '소통의 부제'가 시티즌의 현 상황을 불러왔다는 취지로 답을 했다. 퇴임 이후에도 일반석에서 시티즌 경기를 보고 있다고 밝히 전 시티즌 사장은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주는 것이 시티즌 탄생의 의미였다"며 "시민구단의 성공사례로 남을 수 있도록 머리를 맞대야 할 때"라고 전했다.
금상진 기자 jod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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