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병찬 한밭대 교수 |
대학에서 총장은 대학조직을 대표하는 지도자로서 대학조직을 통합하는 갈등의 중재자이고, 교육·연구·사회봉사라고 하는 대학기능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하고 관리하는 정책결정자이자 관리자이다. 일반적으로 대학의 총장에게 기대되는 역할은 대외적으로 대학을 대표하고 발전기금 및 국책사업 등 대외적 지원을 유치하며, 대내적으로는 대학행정을 민주적으로 원활히 수행하는 것이다. 특히 대학 구성원간의 갈등 내지 분규를 조정 ․ 해결하는 역할이 중요하다. 이러한 역할수행을 위하여 대학총장에게는 학문적 업적과 덕망은 물론 탁월한 경영 및 정치능력이 요구되고 나아가 국제적 감각까지 강조된다. 대학이 상아탑의 권위에 안주하면서 현상유지에 자족하던 시대와는 달리 변화와 혁신이 강조되는 오늘의 시점에서는 또 다른 총장의 역할이 요구되고 있다. 미래 설계를 통한 대학 경영으로 대학이 당면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장단기 처방책을 마련하는 등 새로운 지식 개발과 지도적 인재양성을 통한 사회발전을 주도해 가는 대학을 만들어가는 것은 총장의 능력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와 같이 대학에서의 총장의 중요성에 비추어 볼 때 총장을 선임하는 방식 내지는 제도역시 대학총장에게 부여된 임무를 수행하기에 적절한 민주성과 정당성 및 구성원들 간의 의견을 합리적으로 수렴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지고 있어야 함은 자명하다. 또한 총장을 선임하는 방식 및 권리는 단순한 제도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헌법상으로 보장되는 대학의 자치의 내용으로서 대학에게 부여된 기본권이라 할 수 있다. 현행법상 국립대학의 장 임명권은 대통령에게 있으나, 1990년대 이후 국립대학에서 총장 후보자에 대한 직접선거방식이 도입된 이래 거의 대부분 대학 구성원들이 추천하는 후보자 중에서 대학의 장을 임명하여 옴으로써 대통령이 대학총장을 임명함에 있어 대학구성원들의 의사를 존중하여 온 점을 고려하면, 이 권리는 대학자치의 본질적인 내용에 포함된다고 할 것이므로 결국 헌법상의 기본권으로 인정할 수 있다고 하여 기본적으로 대학구성원들에게 대학총장 후보자 선출에 참여할 권리를 기본권으로 인정하고 있다고 사료된다.
아울러 필자가 바라는 21세기의 학교 경영을 위한 대학총장은 비전을 가진 지도자이다. 비전은 장기적인 미래설계도이자 뚜렷한 미래 청사진이다. 이는 구성원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활력을 모으는 구심점이 될 것이다. 총장은 다가오는 미래 사회를 총체적으로 전망하고 가시적인 마스터플랜을 제시하여 구성원들의 의지를 도모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모색할 수 있는 혁신적이며 합리적 의사결정의 경영지식을 가져야 한다. 더욱이 4차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빠르게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며 시대적 흐름을 분석, 예측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어야 한다. 권위적인 위치에서 명령, 지시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전문지식과 정보, 그리고 기술에 대해 실무·행정차원 양쪽 모두에 방향을 제시하며 지도, 관리할 수 있는 총장의 모습이 요구되는 것이다. 효과적인 의사소통력 역시 몸에 역시 배어 있어야 한다. 총장은 조직내부의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대외업무에 필요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므로, 어떠한 내용과 방법으로 자신의 의사를 효율적으로 전달하고 관철시키느냐가 중요하다. 책임감과 대학발전을 위한 열정과 애정은 총장 지녀야할 사명이기도 하다. 총장은 최고책임자로서 구성원들에게 공을 돌릴 수 있는 아량과 문제 발생시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용기를 갖고 있어야 한다. 그런 총장의 책임감과 추진력에 따라 구성원들이 소신을 다할 수 있는 대학문화가 정착될 수 있다.
끝으로 긍정적 사고방식의 소유자이어야 한다.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총장은 구성원들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독려하며 조직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리더는 사회적 구조와 지원 시스템을 잘 만들어 내고 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성공하고 리더들이 될 수 있게 양성하는 사람일 것이다. 그것은 단지 기업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그런 의미에서 대학 총장은 살신입절(殺身立節)하고 강력한 추진력을 갖고서 발로 뛰는 혁신적이며 정치력을 발휘할 수 있는 뛰어난 비즈니스 마인드를 가진 CEO로써 활동 하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라고 말할 수 있다. 필자는 이제 총장 CEO의 역할이 보다 비정형적인 시대가 우리 앞에 다가 왔다고 본다.
민병찬 한밭대교수·대전시4차산업혁명추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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