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밝은 곳이 있으면 어두운 곳이 있듯 e스포츠는 승부조작 사건으로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게임 대회에서 한 팀의 감독과 코치가 키보드와 마우스 등 경기용품 제공을 대가로 선수들에게 기권을 요청한 사건이 있었으며, 선수 교체 과정에서 대리인을 통해 허위로 진단서를 발급한 사건, 챔피언십 대회 참가를 위한 지역대회 시드권 확보 조작 등 다양했다.
e스포츠는 지난해만 승부조작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았던 건 아니다. 2010년 승부조작 사건은 e스포츠 역대 사상 최초로 발생한 사건으로 인터넷 불법 베팅 사이트에 의해 일어난 대규모 승부조작 사건이다. 이 사건으로 전·현직 감독과 코치, 프로게이머 등 관련된 많은 사람들이 법적 처벌을 받았으며 선량한 e스포츠인들이 줄줄이 사퇴했고 한 게임 방송채널은 신뢰와 권위가 바닥으로 내려앉아 몰락의 길을 걷게 했다. 2014년에는 한 선수가 투신자살 전 커뮤니티 게시판에서 감독이 협박과 강요로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유서를 남겨 화제를 모았고 2015년에는 한 팀의 감독이 승부조작을 제의하고 브로커를 소개했으며, 게임 해설자도 브로커 활동을 하고 최연소 로열로더라 불리던 인기 프로 선수도 승부조작에 가담해 많은 파문을 일으켰다. 이렇듯 승부조작은 다양한 방법으로 감독과 선수들에 침투하면서 점점 커져나갔고 승부조작이 언제 찾아와도 이상하지 않는 상태가 되었다.
승부조작은 불법 도박과 베팅이 연관된 범죄행위로 페어플레이 정신이 가득한 스포츠의 신뢰와 권위를 크게 훼손시킨다. 승부조작은 e스포츠뿐만 아니라 축구, 야구, 농구 등 운동 경기관련 스포츠에서도 일어난다. 하지만 유독 e스포츠에서 많이 발생할까. 프로 선수들은 고등학생 또는 20대 초반으로 어린 나이에 선수 생활을 하고 있으며, 가정 형편이 어려운 선수들도 많다. 이에 나이 어린 프로 선수에게 승부조작으로 인한 큰돈은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프로시절 많은 연습과 경기를 진행 하면서 미래 설계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20대 중반이 되면 대부분 은퇴하는 등 선수 수명이 짧아 불안함을 많이 느낀다. 또한 승부조작 관련된 감독과 선수는 징역 7년 또는 벌금 7000만원의 처벌을 받지만, 대부분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승부조작은 의혹이나 논란만으로도 e스포츠계가 휘청거리며 사실로 드러나면 선수 방출 또는 구단 해체 등 크게 위축된다. 또한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아 이를 회복하기 위해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기에 보다 강력한 제재가 필요하며 승부조작에 대한 적극적인 모니터링, 구단과 선수 등이 다함께 깨끗한 e스포츠 문화 조성 등에 앞장서야 한다. 페어플레이 정신의 깨끗한 e스포츠 시대가 열리길 기원한다.
이재진 기자 woodi3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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