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 대회에 관심과 애정을 공유하고 있었다. 후원금 조금 내고 대회 제목 정하는 SNS투표에 참여했을 뿐인데도 많은 사람이 공유하게 하는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그러다 2017 대회를 어느 곳에서 할 것인가 논의하는 자리에서 서울이 아닌 지역에서 했으면 좋겠고 교통의 중심지 대전이 1순위로 떠올랐고, 앞뒤 재지 않고 그 의견을 선뜻 접수했다.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일정이 당겨지는 바람에 전국적 관심을 모아낼 공유의 시간이 짧았고 기획단이 꾸려져 기획단 내에서 많은 것이 결정됐지만, 후원금 모으고 자유프로그램에 참여할 공지가 있어 대회 보름을 앞두고도 아직 미정인 분야도 있다.
이 대회를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서 논의한 회의만도 십여 차례. 과정을 옆에서 보면서 하나의 대회 하나의 기획이 행사로 이어지기까지 얼마나 많은 공정과정을 거치게 되는지 다시 생각하게 된다. 많은 사람의 생각과 품이 들어간 행사는 당장의 성공 여부를 떠나 그것들은 열매에서 싹이 터서 나무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우리가 어떤 결과물을 보게 돼 어떤 느낌을 받게 되었을 때는 이미 그것에 뿌리가 내려가 앉은 시간이 있었음을 뒤늦게나마 깨닫게 된다.
지난 주 금요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싸이 공연의 열기가 뿜어져 오르는 그 시간에 대전 서구 관저문예회관에서도 청소년들의 고음과 열기가 터져 나왔다. ‘관저청소년문화제, 그래 우리같이 놀아보자’라는 제목의 행사였다. 조금 이르게 도착해서 리허설도 보다 보니 세 시간을 앉아있었고 밴드와 춤 공연의 스피커 소리와 관람 청소년들의 환성 등의 높은 소리를 인내의 시간으로 버텨냈다. 보통은 그런 고음을 피하게 되는데 이 행사를 위해 준비해 왔던 관저동 마을의 엄마들이자 마을활동가들이 이 행사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해왔는지 짐작하고 있었기에 나름 공연을 즐겼다.
마을이 아이들을 키운다, 라는 단어를 실천에 옮기기까지 여러 해 걸렸다. 행사장에서 나누어준 ‘관저마을 스토리’라는 홍보지에 담긴 이름을 본다. 관저마을신문, 관저품앗이 마을카페, 청소년교육공동체 꿈앗이, 서구청소년드림오케스트라, 한살림 관저마을모임, 해뜰마을어린이도서관이 그 이름들이다. 현재는 단체나 기관같은 이름을 달고 있지만, 시작은 십시일반하여 만든 어린이도서관의 마을엄마들이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십년이 걸렸다. 십년의 시간동안 도서관을 들락거리던 꼬맹이들이 청소년들이 되어 청소년문화제까지 만들어지게 된 것. 마을이 아이들을 키워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지역 곳곳에서 이런 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것이 지역을 풍성하게 하고 문화를 만들어 간다.
‘접촉불량×문화지대전’이라는 부제를 단 2017 전국문화활동가 대회. 9월1일부터 이틀간 열릴 이 대회는 타운홀미팅, 토크콘서트, 좌담회, 워크숍, 네트워크 파티 등 다양한 형식으로 진행되며, 큰 주제는 지역, 청년, 여성이다. 그 외 또 다르게 공을 들인 부분은 48시간 카페를 열어 대회 중간 중간 먹고 마실 수 있는 곳, 몸 풀 수 있는 탁구실, 자고 쉴 수 있는 휴게실, 텐트까지 운영하여 옛 충남도청 공간을 연령 불문 문화활동가들의 세대 간 소통과 끼리끼리 또 같이 이 시대 당면 문화적 과제를 풀어낼 예정이다. 기대하시라 개봉박두.
이춘아 대전문화재단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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