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17일 오전 2시 45분 세종시 조치원 읍 한 도로, 흰색 외제 SUV 차량이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후 철제로 만들어 진 기둥에 그대로 부딪쳤다.
차량 앞부분은 이처럼 푹 주저앉았고, 에어백도 다 터져 나왔다. 이 차량 안에는 실내에 6명, 트렁크 안 2명 모두 8명으로 정원을 초과한 채로 운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이들은 모두 고등학생 1학년이었다. 다행히 큰 부상자는 없었지만,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경찰 조사 결과 사고를 낸 고등학생들은 중학교 동창 사이로 인천 부평역에서 외제 차량을 빌려 대전까지 왔다 되돌아가는 길이었다.
면허가 없는 미성년자였지만, 휴대전화로 차를 빌리는 카셰어링을 이용해 아버지 명의의 운전면허로 차를 빌려 운전대를 잡았던 것으로 조사됐다.
무면허인 만큼 1억원에 가까운 사고 피해에 대한 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었다.
이와 같이 최근 5년간 무면허로 렌터카를 몰다가 사망한 운전자의 절반은 10대 청소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대전 대덕)이 교통안전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무면허 렌터카 사고는 모두 1474건에 달했다.
이중 2010년 218건이었던 사고 건수는 2013년 241건, 2015년 274건으로 증가추세를 보였다. 이 같은 사고들로 5년간 사망자는 39명, 부상자도 2566명에 달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세 이하 운전자가 낸 사고가 458건(31%)으로 가장 많았다. 사망자는 19명으로, 무면허 렌터카 사고로 인한 총 사망자 2명 중 1명꼴로 20대 이하 운전자들에 의한 사고였다. 부상자 수는 839명으로 전체 부상자 3명 중 1명꼴로 확인됐다.
카셰어링 서비스가 본격 도입된 2012년을 기점으로 20세 이하 운전자의 무면허 렌터카 사고건수가 급격히 늘었다. 2010년, 2011년 각각 60건에 못 미쳤던 사고건수는 2012년 94건으로 급증했다가 2013~2015년 78~86건이 됐다. 2010년, 2011년 각각 110명, 108명이었던 부상자 수도 2012년 149명으로, 2015년엔 177명까지 늘었다.
이러한 문제가 최근까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새로운 정부의 대책 마련이 필요한 이유다.
구창민 사회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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