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자궁암 진단 후 지병 도져 입원
대전시 공무원 “할머니 돕고 싶어요”
“신초지 할머니가 쓰러지셨다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관공서 찾아다니며 양말 판 돈으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분인데 이번엔 할머니를 돕고 싶어요.”
지난 29일 중도일보로 연락을 취한 대전시청 한 공무원이 신초지(77·여)씨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뜻을 밝혀 왔다.
지역 내 여러 관공서를 돌아다니며 양말을 비롯한 생필품을 파는 신씨는 한 푼씩 모은 돈을 지역사회에 환원해 왔다. 공무원들에게 물건 구매를 강요하며 문전박대 받는 게 일쑤지만 꿋꿋하게 번 돈을 자신보다 더 어려운 누군가를 위해 사용했다.
그런 신씨가 지난 9일 쓰러진 이후 통원치료를 받다가 22일 대전성모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신씨는 2015년 자궁암 4기 진단을 받고 방사선 치료를 받으며 상태 호전을 보였으나 최근 병세가 나빠져 바깥 활동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평생 보따리 장사를 하며 모은 50억여원을 세상에 돌려주고 현재 신씨의 수중에는 원룸 전세금 5000여 만원이 전부다. 한 달 생활비 1만원으로 생활하는 할머니에게 입원은 바로 돈 문제로 직결된다.
신씨는 “방사선 치료를 많이 해서 소변 보는 게 어려워지고 꼼짝할 수 없게 됐다”며 “간병인을 쓰고 싶지만 하루에 7~8만원이어서 엄두도 못낸다”고 말했다.
신씨의 이런 상황을 알게 된 대전시 모 공무원은 “할머니가 강매에 가깝게 물건을 파는 모습을 안 좋게 보는 직원들도 있지만 그 이면에는 좋은 뜻이 있는 걸 알고 있다”며 “아쉬운 소리를 안 하시는 분이어서 더 마음이 안 좋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가족이 없는 할머니가 언제까지 입원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인데 할머니가 잘 치료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 대전지역 관공서와 학교 등을 돌며 양말 등을 팔아 얻은 수익금으로 나눔을 실천해 온 신초지씨<사진 왼쪽에서 두번째>가 2016년 3월14일 대전시교육청에 양말을 기부했다. 신씨는 이날 “어려운 학생들에게 전달해 달라”며 자신이 팔고 있는 양말 1000켤레(시가 300만원 상당)를 기탁했다./사진제공=대전시교육청 |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