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가 엑스포 재창조 사업으로 ‘사이언스 콤플렉스’ 건립을 추진하는 가운데 사업자인 신세계에 주도권을 뺏겨 끌려다닌다는 비판이 나온다. 시가 시민들에게 약속한 일정을 맞추지 못하는 등 책임있게 일을 처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착공 일정 지연만 봐도 시가 얼마나 수동적인 자세인 지를 보여준다.
당초 시는 지난 2월 건축과 교통, 경관 등의 통합심의를 거쳐 다음달께는 착공에 돌입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시는 지난 24일 돌연 진행 상황 자료를 내고 통합심의는 오는 9월에 열 계획이며, 건축허가 등 행정절차를 거쳐 12월에 착공한다고 밝혔다.
이는 신세계 경영진이 돌연 사이언스타워 디자인 등의 개선 필요성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신세계는 경기도 부천 사업이 취소된 뒤 대전의 사이언스 콤플렉스 사업을 중부권 최고의 랜드마크 사업으로 키우겠다며 지난달 해외 설계 사무소에 건축 디자인을 재요청했다.
신세계와 함께 추진하는 사업이지만, 신세계 측이 디자인을 바꾸고 싶다는 요구에 전체 일정이 바뀐 셈이다.
앞서 신세계는 지난 2월 당초의 공모 제안서와 달리 지상주차장과 사이언스몰 아트리움 분절 등 3개의 판상형 건물배치를 비롯해 백화점형 복합쇼핑몰, 사격형 타워의 랜드마크 건물로 만들겠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신세계의 달라진 제안에 대해 시 내부에서도 굉장히 불만스러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전에 비해 확연히 나아진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는 이유에서다.
시가 신세계 측에 외형은 바꾸더라도 내용적 변화가 있어서는 안되고, 개발방향 등 본질적 기능은 저해되지 않는 경우에만 재설계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 이 방증이다.
시의 한 관계자는 “지난 2월 공모안과 다른 제안이 왔을 때 불만스러웠던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시는 외형을 바꾸고, 통로 등을 만들더라도 내용적으로 개발방향이나 랜드마크 기능 등 본질적으로 기능이 저해되지 않는 수준이 돼야한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했다.
한편, 시는 당초 24일 사이언스 콤플렉스 건립과 관련해 기자간담회를 열겠다고 밝혔다가 취소하고 서면 자료로 뒤늦게 대체했다. 간담회를 주재할 기획조정실장의 출장 탓으로 알려졌으나, 정확한 이유는 밝히지 않았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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