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 정부 방침 고려해 다각도 검토ㆍ준비
비정규직 기준 모호ㆍ기준인건비 완화 어려움도
문재인 대통령이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정책 방침을 밝힌 가운데 대전시도 이에 발맞춰 현황파악 등 비정규직 전환ㆍ완화 준비에 분주하다.
시는 현재 비정규직의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를 두고 논의하는 한편, 각종 현황을 파악하고 이에 따른 비용과 절차 등을 고려하고 있다.
22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전시 본청과 사업소(11개) 비롯한 공기업(4개)ㆍ출연기관(11개)의 비정규직 근로자(기간제ㆍ용역ㆍ파견)는 1590여명에 달한다. 현 정부가 간접고용(용역ㆍ파견) 근로자도 정규직화 대상에 포함하면서 그 대상이 늘어났다.
시는 현재 각 기관의 비정규직 형태별 근로자 수를 파악하면서 정부 방침에 따라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권선택 대전시장 역시 담당 직원들에게 이 부문에 대해 특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는 앞서 지난해 행정감사 당시 공공부문 비정규직 전환에 미온적이란 지적을 받은 것과 관련, 이번엔 정부 정책 기조가 나타나면 빠르게 적용할 것이란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14년 ‘지방정부와 좋은일자리위원회’가 조사한 ‘지방정부 일자리 보고서’에 따르면 대전시의 기간제 노동자 증감율은 15개 광역자치단체 평균인 11.4%를 뛰어넘는 33.8%를 보였다. 반면, 무기계약직 증가율은 16개 광역자치단체 평균인 34.5%에 못 미치는 0.9%를 기록했다.
문재인 정부 정책 기조와 발맞춰 대전시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할 경우 가장 부각되는 기관은 대전도시철도공사다. 현재 비정규직 간접고용 노동자가 350여명에 달하면서 이들 대다수가 직접고용으로 전환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나 광주시가 앞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가운데 대전시 역시 직접고용을 검토 중이다.
시는 정규직화의 대상을 어디까지로 봐야 할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노동계에서는 공무직(무기계약직)까지 정규직화 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부가 어떤 기준을 세우지 않는 상황에서 쉽게 결정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박정현 대전시의원은 “우선은 간접고용 근로자를 직접고용한 후 공무직(무기계약직)에 대한 처우를 개선하는 방향이 옳지 않나 싶다”며 “대전시가 그동안 비정규직 전환에 적극적이지 못한 태도를 보여왔는데 이번엔 원활히 추진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시 관계자는 “앞서 직접고용으로 전환한 서울시나 광주시 사례를 바탕으로 대전시도 직접고용을 논의하고 있다”며 “다만, 비정규직 정규직화에 있어 그 대상을 어디까지 할 것인지 정하는 것과 기준인건비 완화는 정부의 역할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임효인 기자 hyoy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