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 인건비 인상할까 우려
직원 줄일까 고민하는 업주도 한숨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방안을 놓고 대전지역 외식업계가 울상을 짓고 있다. 지속적인 경기침체와 소비심리 하락으로 매출이 하락하는데 최저임금까지 오른다면 순이익은 더 주저앉을 것이라는 게 외식업계의 전언이다.
22일 대전지역 외식업계에 따르면 문 대통령이 오는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한다는 정책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외식업체들은 3대 법칙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부분이 오를까 걱정이 이만저만 아니다.
통상 요식업의 순이익은 총 매출에서 인건비·임대료·수도세·관리비·전기세 33%, 재료비 33%로 빠져나가고 나머지 33%가 손에 쥐어지는 돈이다. 가령 월 1000만원의 매출을 올린다고 해도 333만 3000원을 순수익으로 가져간다.
여기에 건물주나 임대료를 인상하거나 가족 단위로 식당을 운영하면 33%의 이익마저 가져가지 못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차라리 월급쟁이로 살고 싶다는 업주들의 우스갯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외식업계는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최저임금까지 오르게 되면 가게 운영은 더 힘들어 질 것으로 예견하고 있다.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시대가 도래 하려면 매년 15% 이상의 임금이 올라야 하는데, 사실상 힘들다는 게 업주들의 설명이다.
대전 서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A씨는 “노동자의 권리를 워한 최저임금 인상에 대해서는 찬성하지만 경제상황이 어려운 현재 상황에서 임금을 올려버리면 가뜩이나 어려운 외식업계는 더 힘든 상황에 처할 수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요식업계 3대 법칙은 고정적인 지출에서 더 영향을 받기 때문에 인건비는 경제 상황에 따라 올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매출이 꾸준히 오르면 그만큼 순이익이 늘겠지만 100만원에서 50만원으로 반토막이 난다면 순이익 33%를 가져가는 업주 입장에선 수익이 제로에 가까워진다. 인건비와 임대료는 고정적으로 나가다보니 본인의 인건비도 못 챙겨가는 상황에서 직원들 월급주기 빠듯해질 것이란 목소리가 높다.
고용여건도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매년 15%씩 인건비가 오르게 되면 식당 운영 매출에 따라 자연스레 종업원을 줄일 수밖에 없어서다. 중구의 한 커피전문점 업주는 “안 그래도 최근 임대료가 올라서 수익이 줄었는데, 인건비마저 더 들게 되면 직원을 한명 줄이는 방안도 생각 중”이라고 말했다.
외식 소비 심리를 가라앉게 했던 세월호 사태부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김영란법까지 업계에 악영향을 주면서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정책이 업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귀추가 주목된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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