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왼쪽부터 천로역정 목판, 배재학당 현판 |
배재학당역사박물관의 소장 유물인 ‘배재학당 현판’과 ‘천로역정 목판’이 독일에서 현지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해당 유물은 베를린 소재 독일역사박물관(Deutsches Historisches Museum)에서 열리고 있는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전시회 ‘루터 영향, 세계 프로테스탄티즘 역사 500년’에 출품돼 전시 중이다.
‘배재학당 현판’은 1886년 고종(高宗, 1852~1919) 황제가 ‘유용한 인재를 기르고 배우는 집’이라는 의미로 배재학당(培材學堂)이라는 학교명을 짓고 당시 명필이었던 정학교(鄭學喬)에게 현판을 쓰게 해 하사했다.
현재는 소실됐지만 배재학당의 첫 교사(校舍)였던 본관의 입구에 위치했으며, 6ㆍ25 한국전쟁 중에도 배재고등보통학교 직원들의 노력으로 지켜내 현재 배재학당 동관(1916년 준공, 서울특별시기념물 제16호)의 배재학당역사박물관에서 소장 중이다.
‘천로역정 목판’은 영문소설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한글로 완역된 존 번연(John Bunyan, 1628~1688)의 종교소설 ‘The Pilgrim’s Progress’중 1부를 간행하기 위해 배재학당 삼문출판사에서 제작한 한국 근대번역문학의 효시다. 학계에서는 이 목판을 당시 한글 어휘, 문법 체계, 글씨체, 번역 시스템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귀한 자료로 평가하고 있다.
나머지 삽화 목판은 19세기 말 풍속화가인 기산 김준근(金俊根)이 서양의 원화를 한국적으로 재해석해 표현한 것이 특징으로 한국 개신교 미술의 효시로서 의미를 지닌다.
김종헌 박물관장은 “종교개혁에 의한 성과로서 기독교 정신에 의해 배재학당이 설립돼 지금까지 발전되고 있는 것에 대해 세계사적 의미를 공인받는 기회”라고 말했다.
한편, 루터의 종교개혁이 국제사회와 종교, 생활양식 등에 끼친 영향을 되짚어보기 위해 마련된 이번 전시회는 오는 11월 5일까지 계속된다. 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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