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진적인 변화를 거쳐 바뀌어야 목소리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건 최저임금 1만원 인상 방안을 놓고 대전지역 중소기업이 난색을 표출하고 있다.
영세 중소기업은 원가 대부분이 인건비로 들어가기 때문에 경영난에 시달릴 것이란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문 대통령은 2020년까지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인상하기로 했다.
현재 시간당 최저임금은 6470원으로, 공약이 실현되기까지는 매년 16%씩 상승해야 한다.
노동자들에겐 희소식으로 다가왔지만, 중소기업은 그 반대다. 최저임금이 늘어날수록 직원들에 대한 지출이 심해질 것이라는 게 지역 중소업계의 전언이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일수록 울상을 짓는다.
대전 서구 만년동에서 여행서비스업에 종사하는 A씨는 “인건비가 많이 나가는 중소기업일수록 최저임금 인상 방안은 달갑게 다가올 수 없을 것”이라며 “안 그래도 경기가 안 좋은 마당에 더 어려워지면 어쩌나 싶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제법 규모가 큰 중소기업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연 16%씩 상승하는 최저임금 인상은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라고 설명한다.
익명을 요구한 대전의 한 중소기업 대표는 “노동자에겐 희망을 주겠지만 연 16%란 수치를 최저임금 이하로 받는 직원에게 적용하면 기업 입장에서는 부담으로 다가온다”며 “임금을 올리는 데 반대하는 입장은 아니지만, 기업의 실정에 맞게 상승시키는 게 맞지 않겠냐”고 설명했다.
지난 2015년 최저임금이 인상 때도 기업들의 부담은 컸다. 이는 통계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최저임금위원회가 발표한 최저임금 적용 효과에 관한 실태조사 분석 보고서를 살펴보면 3128개의 사업주 중 순이익이 감소했다는 사업체는 41.58%로 나타났다. 인건비 부담에 관한 질문에는 48.11%가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중소기업은 최저임금 상승률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한다. 급격한 상승은 곧 기업의 부담으로 이어지고, 폐업으로 이어진다면 노동자들의 일자리가 없어질 가능성도 크다.
때문에 우선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중소기업을 물색하고 이에 따른 단계적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갑작스러운 변화보다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중소기업의 입장을 고려해 정책을 추진 해야 한다”며 “차분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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