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의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오는 19일 국제회계기준위원회(IASB)가 새 회계기준(IFRS17)을 발표하기 때문이다.
IFRS17가 적용되면 보험부채의 규모와 지급여력비율(RBC) 등이 달라지게 된다.
2021년에 적용되는 IFRS17는 보험사가 보험부채(앞으로 고객에게 줘야 할 것으로 추정되는 보험금)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담고 있다.
이럴 경우 현재보다 보험부채가 늘어 보험사로서는 대규모 자본 확충을 해야할 전망이다.
과거 고금리로 판매한 보험상품이 많은 국내 생명보험업계는 더 많은 준비금을 마련해야 한다. 2015년 6월 기준 생명보험회사의 금리확정형 상품 비중이 43%이고, 이중 금리가 5% 이상의 상품 비중이 31%나 됐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IFRS17이 도입되면 역마진 계약을 상대적으로 많이 하고 있는 한국 생명보험사들의 자본 적정성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보험사들은 후순위채권과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는 등 자본금 늘리기 방안에 주력하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성격을 함께 가지는 ‘하이브리드증권’으로 발행사의 자본으로 인정받는다. 만기 때까지 100% 자본으로 인정받아 보험사들이 발행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교보생명은 지난달 26일 정기이사회에서 5억달러(약 56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해외에서 발행하기로 했다. 한화생명도 지난달 5000억원의 신종자본증권을 공모 방식으로 발행했다. 한화손보와 흥국생명도 각각 350억과 300억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IFRS17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위험기준자기자본(RBC)에도 영향을 미친다. 보험사들은 후순위채권 발행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RBC는 요구자본(최대손실예상액) 대비 가용자본(손실을 보전하는 데 동원할 수 있는 자본)의 비율로 계산된다. IFRS17 적용으로 부채가 늘게 되면 가용자본이 줄어들어 RBC 비율은 낮아진다. 금융당국은 RBC 비율을 150% 이상 유지할 것으로 권고하고 있다. 지난달 NH농협생명이 50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했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IFRS17 발표 이전부터 보험사별로 철저하게 준비를 하고 있지만, 기준이 어떻게 되는지에 따라 세부적인 도입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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