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리 인상, 국내 재정 확대 따라 인상 시점 빨라질 수도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인 재정 정책을 펼 것으로 보이면서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한은은 지난해 6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이후 현재까지 연 1.25%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그동안 ‘완화적 통화정책’을 펼친 것은 더딘 경기 회복이 주원인이었다. 한국은행이 국회에 제출한 4월 통화신용정책 보고서를 보면 “당분간 국내 경제의 성장세가 완만해 수요 측면에서의 물가상승압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1344조원까지 늘어난 가계부채도 기준금리 동결에 원인이다.
이런 전반적인 기조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큰 변동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새 정부는 출범 이후 금융시장 안정과 경기회복세 확산을 위한 확장적 경제정책을 강하게 펼칠 것으로 예상한다. 이러면 위축됐던 투자와 소비 심리가 살아나면서 실물경기가 살아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한은은 대외적인 돌발 변수가 아니면 현 수준의 기준금리를 유지하면서 경기회복에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이후 경기가 안정적인 회복세를 보이면 정상수준의 기준금리를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한은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가계의 원리금 상환 부담을 키우고, 한계기업의 어려움도 가중시킬 수 있기 때문에 금리 인상에 신중할 가능성이 크다.
지역 금융권 한 관계자는 “통화정책은 가계부채 문제 때문에 기준금리 변동이 쉽지 않다”면서 “연내 동결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다만, 현재 대내외 시장의 상황은 경기회복과 가계부채 등을 제외하고서는 금리 인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가 내달 추가적인 정책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고 있고, 물가상승률 전망 역시 2%대에 근접한 상태다. 특히 미국금리 인상으로 금리가 역전되면 외국 자본이 빠른 속도로 빠져나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금리 변동이 불가피할 수도 있다.
새 정부가 추가경정예산 등 경기부양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해 경기 회복 속도가 빨라진다면 이 역시 금리 인상을 앞당길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대해 이주열 한은 총재는 “성장은 회복세지만 거시경제 위험이 줄었다고 해도 전망대로 경기가 이어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면서 “국내 경기상황을 보면서 적절하게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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