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독서교육]독서문학기행으로 독서역량 키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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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독서교육]독서문학기행으로 독서역량 키우다

  • 승인 2017-05-10 15:51
  • 수정 2017-12-13 13:39
  • 신문게재 2017-05-11 11면
  • 정성직 기자정성직 기자
▲  근대건축관에서 '민족의 함성' 작품 설명 모습.
▲ 근대건축관에서 '민족의 함성' 작품 설명 모습.
[중도일보ㆍ대전교육청 공동 캠페인]대전 독서교육

작가의 생가 또는 책의 배경지 방문해 독서역량 키우는 등 즐거운 책읽기


대전교육청은 ‘독서문학기행’을 통해 참가자의 문학적 감성을 제고하고 독서역량을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진행되는 독서문학기행은 작가의 생가나 책의 배경지, 또는 그 지역의 주요 유적지를 방문하는 체험활동이다. 참가자들은 역사와 문화, 예술 등을 자신의 삶과 연관시켜 자유로운 성찰과 깊이 있는 탐구를 하고, 다양한 학문을 머리 속의 지식으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새로운 이해와 해석을 통해 자신의 사상을 키우고, 성장시킨다.



독서의 양적인 강조나 결과 중심의 독서교육에서 벗어나 흥미롭고 즐거운 책 읽기가 중심이 되는 대전교육청의 독서문학기행을 소개해 본다.

▲근대 역사를 간직한 ‘군산’으로의 문학기행=지난달 29일 행복이음 멘토링의 구성원인 유치원, 초등학교, 특수학교 신규교사들과 교육전문직 70여명은 전북 군산 일원으로 독서문학기행을 다녀왔다.

군산은 일제 강점시대의 아픈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도시로 강화도 조약 이후 1899년 개항됐으며, 다른 개항항구와는 다르게 일본으로 쌀 수출을 주로 하는 일본 상공인들의 경제적 중심지였다.

이번에 진행된 독서문학기행은 일제 강점시대의 아픈 우리 역사를 되새기면서 우리 민족이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같이 공감하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됐다.

참가자들은 군산의 근대역사이자 일제 강점기 시대의 우리 역사를 담고 있는 근대역사박물관과 고려 최무선 장군의 진포대첩을 기념하는 역사적 현장인 진포해양테마공원, 일제가 자행한 쌀 수탈의 흔적을 그린 채만식의 ‘탁류’가 살아 숨쉬는 채만식 문학관 등을 둘러보며 문학적 감성을 제고하고, 독서역량을 키웠다.

채만식 작가는 일제 자본에 농락당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그려낸 풍자작가로 알려져 있다.

1902년 전북 옥구에서 태어나 중앙고보를 거쳐 일본 와세대대학을 중퇴했다.

귀국한 후에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기자로 근무했으며, 귀향해 창작에 힘을 기울였으나, 빈곤과 폐결핵으로 49살의 아까운 나이에 세상을 떠났다. 대표적인 작품으로는 레디메이드 인생(1934), 치숙(1938), 탁류(1937), 태평천하(1938) 등이 있다.

이번 독서문학기행의 주요 배경이 되는 군산을 그린 ‘탁류’는 미두라는 투기토름이 성행하던 때 정주사의 딸 초봉이를 주인공으로 파란만장한 그녀의 삶을 풍자와 냉소, 욕설과 좌절감을 그리며 나타내고 있다. 이는 그 당시 우리나라의 사회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채만식의 소설 ‘탁류’에서는 군산을 다음과 같이 묘사하고 있다.

‘이렇게 에두르고 휘돌아 멀리 흘러온 물이 마침내 황해 바다에다가 깨어진 꿈이 무엇이고 탁류째 얼러 좌르르 쏟아져 버리면서 강은 다하고, 강이 다하는 남쪽 언덕으로 대처(大處)하나가 올라 앉았다. 이것이 군산(群山)이라는 항구요, 이야기는 예서부터 실마리가 풀린다.’

일제 강점기 우리 민족의 경제적 수탈의 아픈 흔적이 있는 작가 채만식의 ‘탁류’ 발자취를 찾아간 독서문학기행은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적 진실과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야 할 마음가짐과 태도, 방향을 알게 해준 귀한 배움이었다.

▲독서문학기행 소감=허지은 상지초 교사는 “군산이라는 도시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와 안타까운 역사의 흔적을 찾아보고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며 “문화해설사의 설명과 모든 전시물들은 이 아픈 역사를 잊지 말아 달라고 우리에게 외치는 듯 했다”고 말했다.

유하은 봉명초 교사는 “우리나라의 근대 소설 속에는 너무나 아픈 우리 민족의 모습이 담겨 있다 본 나도 모르게 우울해지는 감정이 들기에 그 소설들을 외면했었다”며 “하지만 군산으로 독서문학기행을 다녀오면서 ‘아픈 역사일수록 마주하고 대면해야 다시는 그런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겠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수진 가원학교 교사는 “이번 독서문학기행은 군산을 역사와 문학이라는 또 하나의 창에서 바라본 세상이었다”며 “군산 일대를 견학하며 군산에서 이루어졌던 일제의 쌀 수탈과 미선공의 고통 등이 생각으로 전해지기보다 마음으로 생생하게 와 닿았다”고 했다.

한혜원 도솔초 병설유치원 교사는 “독서문학기행을 통해 역사적 배경을 알고 나니 채만식의 ‘탁류’가 한국의 근현대 사회상을 거침없이 풍자했다는 예술적 평에 고개를 끄덕일 수 있었다”며 “문학작품에는 역사가 있고, 그 울림이 주는 강한 힘이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윤국진 유초등교육과장은 “독서문학기행은 책을 일상 생활 속에서 만나보는 소중한 기회로 독서의 깊이와 내면을 성장시키는 의미있는 시간이 되었을 것”이라며 “앞으로 전개되는 독서문학기행에서도 책과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 자유롭게 사고하고 학생들을 한층 성장시킬 수 있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성직 기자 noa7908@

▲ 임피역 앞
▲ 임피역 앞
▲ 채만식 문학관 앞
▲ 채만식 문학관 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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