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체중 조절을 할 수 있도록 해야”
#. 대전 서구에 사는 주부 김모(42)씨는 초등학교에 다니는 자녀의 고도비만 때문에 걱정이라고 푸념했다. 김씨는 “비만 관리를 위해 아이에게 식습관 개선과 운동을 매일 강요하고 있지만, 효과는 별로 없다. 한창 외모에 관심이 많은 시기라 우울증과 같은 정신건강에도 영향을 줄까 걱정된다”면서 “아이와 함께 식단을 구성하고 1주일에 최소한 2번 정도는 재미있는 운동을 함께 즐기면서 격려와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소아청소년의 고도비만이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100명 가운데 2~3명이 고도비만이며, 이들은 각종 성인병으로 이어질 수 있는 ‘대사증후군’ 위험이 정상체중인 또래보다 최대 66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안암병원 소아청소년과 이기형·남효경 교수팀은 2001~2014년 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2~19세 소아·청소년 1만9593명의 비만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를 보면,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전체 비만 유병률은 1998년 18.8%에서 2001년 22.4%, 2014년 22.9%로 2000년대 들어 상승세가 다소 주춤하는 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고도비만만 놓고 보면 상황이 달랐다.
국내 고도비만 유병률은 1998년 0.7%에서 2001년 1.8%, 2014년 2.4%로 급증세를 유지했다. 특히 10~19세 남자 청소년의 경우 1998년 0.9%에 머물렀던 고도비만 유병률이 2014년에는 5.2배인 4.7%로 늘었다.
고도비만 소아청소년의 증가가 우려되는 이유는 성장기에 여러 대사질환을 동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고도비만 소아청소년의 대사증후군(복부비만, 고혈당, 고혈압, 고중성지방혈증, 저고밀도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남자 51.9%, 여자 33.5%로 정상체중(남 1.6%, 여 1.2%)이나 비만(남 22.2%, 여 20.3%) 소아청소년보다 크게 높았다. 연구팀은 고도비만인 경우 대사증후군을 동반할 상대 위험도(OR)는 정상체중군의 66배, 비만의 3배에 이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기형 교수는 “소아청소년이 고도비만이 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정확한 체중 인식을 통해 스스로 체중 조절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고도비만은 체중(㎏)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 지수(BMI·㎏/㎡)가 30 이상인 경우를 말한다. 박전규 기자 jkpark@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