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전신을 거울에 비춰보는 지도자
올해 봄이야말로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다.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에다 단기간에 선거를 치러야 하니 심란하다. 고민을 덜기는커녕 더 깊어졌다.
드디어 선거를 20일 앞두고 소위 스탠딩 토론회가 열렸다. 드러난 후보자들의 민낯을 그대로 볼 수 있었다. 나름 의미 있는 일이었으나 실망스럽다 못해 가늠이 가지 않는다. 소위 공약(公約)이라는 것도 헛구호(空約)가 될 게 뻔하다.
그들의 주장대로라 되면 바로 천국이다. 얼마나 좋을까만 거기서 거기이니 차별성을 찾기가 어렵다. 입만 열면 ‘해준다.’이고 ‘된다.’이니 무엇을 더 바라랴. 누대에 걸쳐 헛공약에 길들여진 국민이니 우선 달콤한 말로 내 편을 만들고 보자는 속셈인 듯해 더욱 무시당하는 것 같다.
심지어 공약수행에 필수적인 예산, 고통분담, 당연한 쓴소리조차 없다. 행여 선거에 손해 보더라도 국가 미래를 위해서 국민만을 위해 할 일은 해야겠다는 각오나 결기를 찾을 수 없다. 머릿수나 쪽수에 연연하지 않고 비전에 따른 이해를 바탕으로 협조와 인내를 당당하게 요구하는 이가 없다. 연목구어(緣木求魚)가 아니기를 간절하게 바랐다. 아무리 속이 상해도 투표는 해야 한다.
그렇다.! 당선 후에라도 정말 정직해야 한다. 임기 내 어려운 것은 솔직하게 고백하고 양해를 구하는 용기가 꼭 필요하다. 그리고 내 편 아니면 모두가 적이 아니라 ?(#)과 플렛(♭)의 조화를 이루어야 할 우리라는 국민이다. 내 국민 네 국민이 따로 가 아니다. 많이 듣지 않으면 통합도 탕평도 협치도 소통도 연목구어(緣木求魚)다. 그렇게 경청(傾聽)의 리더십을 살려내야 미덥게 여긴다. 무신불립(無信不立)이다. 매일 전신을 거울에 비춰보는 지도자를 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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