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일 대전 중구 한 공터에 버려진 여행용 가방 안에 여성 시신이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사진은 신고 당시 가방이 놓인 모습. [독자제공=연합뉴스] |
사정동 버려진 캐리어서 50대 여성 시신 나와
경찰 목격자 진술과 CCTV 분석으로 용의자 이씨 검거
사건 발생으로 주민들 “조용한 동네에서 무슨 일”
대전 주택가 공터에서 여성 시신이 발견돼 시민들에게 충격을 주고 있다.
23일 경찰에 따르면 지난 21일 어둠이 깔린 오전 2시께 수상한 한 남성이 대전 중구 사정동 한 공터에 여행용 캐리어를 버리고 사라졌다.
캐리어는 반나절 동안 방치됐고 이를 수상하게 여긴 한 주민이 이날 오후 1시께 “이상한 큰 가방이 놓여 있다”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가로 50cm, 세로 75cm, 폭 30cm의 여행용 캐리어 안에 시신이 들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
시신은 상당히 부패된 상태였다. 부패 정도로 봐서 숨진지 7일에서 10일정도 지났고 옷은 니트에 청바지를 입고 있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지문으로 신원을 확인한 결과, 작은 체구의 여성 A(50)씨로 확인됐으며, 몸에 별다른 외상은 없었다.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새벽에 한 남성이 캐리어를 끄는 것을 봤다”는 목격자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목격자 진술과 함께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해 시신이 버려진 인근에 사는 이(49)씨가 범행 시간대인 오전 1시 40분께 자신의 집에서 캐리어를 끌고 나오는 장면을 확인했다.
경찰은 같은 날 오후 9시께 근처에서 용의자 이씨를 검거했다.
이같은 살인 사건이 발생하자 주민들은 크게 불안해 하고 있다.
사정동 주민 정모(32)씨는 “조용한 동네인데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다”며 “시신이 유기된 곳이 집과 가까운 곳이다. 가족들에게도 일찍 들어오라고 얘기를 해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가 닷새 이상 전쯤 A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넣어 보관하다 공터에 유기한 것으로 추정했다. A씨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술을 마셔 조사가 원활한 상태가 아니다”면서 “현재까지는 범행을 부인하고 있고, 여성과 어떤 사이인지 등도 말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씨 자택을 압수 수색해 관련 증거를 확보하는 한편, 범행 동기 등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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