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명희 우송대 사회복지아동학부 교수 |
사회복지학과 신입생들을 상담하다보면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이 가진 비전과 복지국가로의 도약에 주인이 되고 싶다는 기대에 찬 이야기들을 한다. 그들이 꿈꾸는 세상이 참 좋다. 그들의 꿈이 곧 나의 꿈이고 사회복지의 꿈 아닐까?
사회복지사들은 자긍심이 있다. 사회복지는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사회의 무너진 곳, 망가진 곳을 찾아 잘 매만지고 보수해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는 것이 아닌가. 사회 일선에서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며 행동하는 사회복지사는 얼마나 선하고 정의로운 직업인가.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그 일을 놓지 않는 이유는 가치를 믿기 때문이다. 그 가치란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사회복지사가 만나는 이들의 애환을 듣고 그들이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사는 자원을 동원하고 그들을, 지역사회를, 나아가 대한민국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되도록 기여하겠다는 것이 사회복지사가 믿는 불변의 가치다. 사회복지사들이 이러한 가치를 믿고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면 사회가, 그 사회 안의 우리가 더욱 더 건강해질 것은 어쩌면 너무도 분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취업을 앞둔 사회복지 전공 학생들은 앞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한다. 사회복지를 하고 싶고 좋아하지만 본인들의 생계와 미래를 위해 과연 이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그들이 신입생 때 꾸던 초롱초롱한 꿈은 어디로 갔나, 이것이 사회복지의 현실인가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실제로 국가 복지의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사회복지사의 '복지'가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복지는 고사하고 인권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2013년 연달아 1월, 2월, 3월에 29살, 32살, 36살 젊은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최근에는 과로사로 판명된 젊은이가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직업이 사회복지사라는 것. 그들의 유서를 통해 알게 된 건 과중한 업무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였다. 과로로 인한 죽음으로 뉴스거리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들은 업무 시간 대비 박봉, 매 맞고 욕먹고 협박당하는 등 신변의 위협을 느끼며 '자괴감'과 불안'의 하루를 보내기가 다반사다.
그렇다고 정부의 노력이 없지는 않았다.
정부는 '사회복지사등의처우및지위향상을위한법률'에 따라 사회복지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시도를 했지만 임의 사항만 있을 뿐 후속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이미 벌어진 일들을 구체적으로 해결할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복지예산은 100조를 넘어섰지만 '착해야 하는 이유'로 사명감과 열정을 강요 당해야하는 사회복지사들의 현실은 너무나 가혹하지 않은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복지 종사자의 열악한 처우는 복지 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건강한 복지사회로 거듭나기 위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사회사업법과 사회복지사등의처우및지위향상들에관한법률에서 사회복지사의 지위와 사회복지사의 직무에 관한 규정을 구체화해줄 것을 주장한다.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또한 사회복지사의 사회적 지위와 신분보장을 위한 제반의 노력을 통해 우리 사회복지사들의 삶에 질적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갓 입학한 신입생들의 꿈?복지 국가 실현, 변화의 주체로서의 사회복지사의 자긍심-을 현실로 만드는 일. 모두가 그들의 꿈 나아가 우리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힘써보자.
김명희 우송대 사회복지아동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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