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보기] 사회복지사로서의 꿈… 그리고 현실

  • 오피니언
  • 세상보기

[세상보기] 사회복지사로서의 꿈… 그리고 현실

  • 승인 2017-03-16 12:45
  • 신문게재 2017-03-17 23면
  • 김명희 우송대 사회복지아동학부 교수김명희 우송대 사회복지아동학부 교수
▲ 김명희 우송대 사회복지아동학부 교수
▲ 김명희 우송대 사회복지아동학부 교수
입학철이다. 3월의 대학은 교정 곳곳에 무리지어 있는 신입생들로 신선함과 생동감이 넘친다. 삶에 대한 기대에 차 있는 그들의 설렘과 약간의 어리둥절함까지도 내 눈엔 찬란해 보인다.

사회복지학과 신입생들을 상담하다보면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이 가진 비전과 복지국가로의 도약에 주인이 되고 싶다는 기대에 찬 이야기들을 한다. 그들이 꿈꾸는 세상이 참 좋다. 그들의 꿈이 곧 나의 꿈이고 사회복지의 꿈 아닐까?

사회복지사들은 자긍심이 있다. 사회복지는 모두가 행복하게 잘 살 수 있도록 하는 것, 사회의 무너진 곳, 망가진 곳을 찾아 잘 매만지고 보수해 건강한 사회를 유지하는 것이 아닌가. 사회 일선에서 보다 나은 세상을 꿈꾸며 행동하는 사회복지사는 얼마나 선하고 정의로운 직업인가. 현실적인 어려움에도 그 일을 놓지 않는 이유는 가치를 믿기 때문이다. 그 가치란 아이부터 노인에 이르기까지 사회복지사가 만나는 이들의 애환을 듣고 그들이 조금이라도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라 믿는 것이다.

이를 위해 사회복지사는 자원을 동원하고 그들을, 지역사회를, 나아가 대한민국이 더 나은 방향으로 변화되도록 기여하겠다는 것이 사회복지사가 믿는 불변의 가치다. 사회복지사들이 이러한 가치를 믿고 자긍심을 가지고 일할 수 있다면 사회가, 그 사회 안의 우리가 더욱 더 건강해질 것은 어쩌면 너무도 분명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취업을 앞둔 사회복지 전공 학생들은 앞으로 자신의 삶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한다. 사회복지를 하고 싶고 좋아하지만 본인들의 생계와 미래를 위해 과연 이 일을 할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다. 그들이 신입생 때 꾸던 초롱초롱한 꿈은 어디로 갔나, 이것이 사회복지의 현실인가하는 생각에 마음이 무거워진다. 실제로 국가 복지의 최일선에서 뛰고 있는 사회복지사의 '복지'가 외면당하고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다. 복지는 고사하고 인권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2013년 연달아 1월, 2월, 3월에 29살, 32살, 36살 젊은이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최근에는 과로사로 판명된 젊은이가 있었다. 이들의 공통점은 직업이 사회복지사라는 것. 그들의 유서를 통해 알게 된 건 과중한 업무에 대한 부담과 스트레스였다. 과로로 인한 죽음으로 뉴스거리가 되는 것뿐만 아니라 사회복지사들은 업무 시간 대비 박봉, 매 맞고 욕먹고 협박당하는 등 신변의 위협을 느끼며 '자괴감'과 불안'의 하루를 보내기가 다반사다.

그렇다고 정부의 노력이 없지는 않았다.

정부는 '사회복지사등의처우및지위향상을위한법률'에 따라 사회복지사들의 처우를 개선하기 위한 시도를 했지만 임의 사항만 있을 뿐 후속조치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이미 벌어진 일들을 구체적으로 해결할 방안이 없다는 것이다.

복지예산은 100조를 넘어섰지만 '착해야 하는 이유'로 사명감과 열정을 강요 당해야하는 사회복지사들의 현실은 너무나 가혹하지 않은가?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복지 종사자의 열악한 처우는 복지 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건강한 복지사회로 거듭나기 위한 제안을 하고자 한다. 사회사업법과 사회복지사등의처우및지위향상들에관한법률에서 사회복지사의 지위와 사회복지사의 직무에 관한 규정을 구체화해줄 것을 주장한다.

사회복지법인 및 사회복지시설 또한 사회복지사의 사회적 지위와 신분보장을 위한 제반의 노력을 통해 우리 사회복지사들의 삶에 질적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 갓 입학한 신입생들의 꿈?복지 국가 실현, 변화의 주체로서의 사회복지사의 자긍심-을 현실로 만드는 일. 모두가 그들의 꿈 나아가 우리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힘써보자.

김명희 우송대 사회복지아동학부 교수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2.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3.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4.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5. 더젠병원, 한빛고 야구부에 100만 원 장학금 전달
  1.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2. 차세대 스마트 교통안전 플랫폼 전문기업, '(주)퀀텀게이트' 주목
  3.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4.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5.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