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
우리는 6.25동란 후 세계에서 유래가 드물게 빠른 속도의 경제발전으로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다. 그러나 작금에는 세계경제에서 찾아볼 수 없는 크나큰 변화를 겪고 있다. 국민총생산(GNP)를 올리고 빠른 경쟁성장을 이루려는 기계적 형태만 치중한 결과이다. 과거의 경제는 정부의 일방적인 밀어 부치기식 경제 논리가 통하였으나, 세계 11위 경제대국이 되고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뀐 상태에서는 어렵다. 2016년 8월 통계청의 발표에 따르면 청년 실업률이 17년 만에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외환위기로 경제가 휘청거렸던 199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작년 9월13일 통계청이 발표한 고용동향에 따르면, 청년(15~29세) 실업자 수는 1년 전에 비해 7만1000명 늘어났다. 이에 따라 청년 실업률은 9.3%로 전년 동기대비 1.3%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외환위기의 여파가 남아있었던 1999년(10.7%)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전체 실업률도 3.6%로 0.2%포인트 상승했다고 한다. 전체 실업자 수를 살펴보면, 15~19세, 40~50대에서는 수가 감소했으나, 20대와 60세 이상을 중심으로 증가해 전체 실업자는 전년 동월대비 7만3000명이 늘어났다. 특히 청년층 실업자 수는 이 가운데 7만1000명이 늘어나 실업률증가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학생들은 졸업과 동시에 재학 중에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던 학교 캠퍼스를 떠나지 않으면 안 된다. 이때, 그들에게 새롭게 부각되는 문제 중 하나는 어디에서 어떻게 취업준비를 할 것인가라는 장소, 즉 준비공간의 문제이다. 따라서 그들이 공부하고 교육받았던 장소를 졸업 후에도 취업준비를 위해 부담 없이 활용하게 하는 방안도 중요한 대책으로 판단된다. 졸업생들에 대한 애프터서비스 개념이 매우 미흡한 것을 볼 때, 대졸 취업준비생들은 눈치를 보면서 학교시설을 이용하고 있을 것이다. 대학에서 연계적 역할을 해야 할 많은 부분들을 일반 사설학원이 수행하고 있는 현실에서, 대졸 신규실업자 문제 해결을 위해 대학이 적극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 졸업생을 배출한 대학이 대졸 신규실업자 문제 해결의 최 일선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일부 4년제 대학들은 입학지원자가 대학정원을 초과하는 관계로 다분히 공급자의 입장에서 경영되어 온 대표적인 기관으로 인식되어 왔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학 차원에서는 졸업생들의 취업률을 높이기 위해 특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 직전까지도 우리나라의 실업률이 완전고용수준을 기록하였으며, 비록 신규대졸실업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하더라도 대학당국의 특별한 관심을 유발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이제 대학을 둘러싼 여러 환경들이 급격히 변화되고 있다. 대학정원에 비해 지원자수가 감소하는 것과 맞물려, 대학사회에 경쟁이라는 개념이 도입되었고 졸업생들의 취업률은 대학평가 및 선택의 핵심요소의 하나로 등장하였다. 이제 대학은 고급인력 양성뿐만 아니라 취업기능까지를 포괄하는 종합인력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수행해야 한다. 대학의 취업정보실의 기능을 확충하여 전문화하고 졸업생들을 위한 직업훈련과정 개설을 확대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재학생이나 신규실업자들에게는 대학 내의 취업정보실이 가장 가깝고 용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취업정보기관이다. 졸업생들을 위한 직업교육훈련 역할을 대학이 더욱 많이 담당하도록 시설과 훈련과정을 확대해야 한다.
정부와 대학당국은 대학 졸업생들을 학교 밖으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다시 학교로 불러들이는 노력이 대졸 청년일자리 창출 대책의 출발점임을 재고해야 한다. 내가 낳은 자식들, 그들이 독립할 때까지 내가 책임져야 한다.
민병찬 한밭대 산업경영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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