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부터 김광현(SK), 최형우(삼성), 양현종(KIA) 선수 = 연합뉴스 DB |
달라진 제도에도 해외시장 진출 여부와 보상선수 규정 등에 시장 경직
한국프로야구 FA(자유계약선수)시장이 조용하다.
2017시즌 FA 시장이 지난 11일 문을 열었다. 김광현(SK), 차우찬·최형우(이상 삼성), 양현종·나지완(이상 KIA), 황재균(롯데), 이현승·김재호·이원석(이상 두산), 봉중근·우규민·정성훈(이상 LG), 이진영(KT), 용덕한·조영훈(이상 NC) 등 15명의 선수가 FA시장에 나왔다.
특히 이번 FA에는 김광현, 차우찬, 양현종 국가대표 좌완 3인방과 타격 3관왕 최형우 등 대어급 선수들이 시장에 나와 눈길을 끌었다.
올해부터는 원 소속구단 우선 협상기간이 없어졌다. 11일부터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해졌다. 이 때문에 FA가 시작되면 발 빠른 계약 소식들이 나올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정작 FA시장이 열린 이후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대어급 선수들의 거취 여부가 중요하다. 김광현, 차우찬, 황재균을 비롯해 양현종, 최형우 등 대어급 선수들이 해외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메이저리그는 다음 달 초 열리는 윈터미팅 이후 본격적인 선수단 구성을 시작한다. 메이저리그는 우선으로 메이저 시장에 나온 선수들로 선수 구성을 한 후 국내 FA선수들에게 눈을 돌릴 것으로 보인다. 다소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원소속 구단들은 이들이 해외진출을 포기하면 절대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들의 거취가 결정되지 않으면서 다른 준척급 선수들의 계약도 늦어지고 있다.
구단이 쓸 수 있는 돈은 정해져 있다. 준척급 선수와 계약을 했다가, 대어급 선수를 잡는 건 부담감이 크다. 대어급 선수의 계약 진행 여부에 따라 시장 움직임이 요동칠 수 있다.
100억원 돌파 여부도 한 몫하고 있다. 김광현, 양현종, 최형우, 황재균 등 대어급 선수들이 국내에 잔류하면 팀 내 최고 대우를 받을 게 확실하다. 지난해 박석민은 4년간 최대 96억원을 받고 NC로 이적했다. 이 이상의 금액이 나와도 전혀 어색하지가 않다. 하지만, 선뜻 먼저 금액을 제시하기가 쉽지는 않다. FA에 대한 거품이 심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보상선수도 변수다. 일부 선수는 일생에 한 번 뿐일지도 모르는 FA자격을 얻어 시장에 나왔지만, 현실은 생각보다 냉혹하다. 몇몇 선수는 몸값 제시도 못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상선수에 대한 부담감이 크기 때문이다. 최근 KBO리그 트랜드가 선수 육성에 쏠리고 있다. 젊은 유망주를 빼앗기는데 민감할 수밖에 없다.
외부 요인으로 보면 나라 안팎이 혼란스럽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등으로 사회가 불안정하다. 경제 사정도 녹록지 않다. 대기업에 의존하고 있는 구단 사정상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다.
한편, 지난 3년간 FA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한화 이글스는 이번 FA시장에서 발을 뺀 모습이다. 이상문 기자 ubot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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