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법무법인 소속 변호사가 최근 서울중앙지법 민원실에서 누진세 전기요금 반환 소송 소장을 접수하는 사진. 연합뉴스 |
경영실적 평가 5년만에 A등급... 직원 1인당 성과급 2천만원 추산
8월달 291만가구 전기요금 폭탄 부담... 요금 개편 봇물
뜨거운 여름 폭염으로 국민은 누진세 등의 폭탄을 맞았는데, 공기업인 한국전력공사 임직원은 돈방석에 앉는 일이 생기게 됐다.
경영실적 평가에서 A등급을 받았기 때문이다. 전기요금 개편 여론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한전은 정부가 시행하는 2015년 경영관리와 주요사업 성과, 복지후생 등을 평가하는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5년만에 A등급을 받았다.
2011년에 A등급을 받은 후 2012년과 2013년 B등급, 2014년 C등급, 2015년 B등급이었다가 오랜만에 A등급을 회복했다.
공공기관은 경영실적평가 결과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지급하는데, 가장 높은 S등급을 받을 경우 해당 기관의 임원은 기본급의 110%, A등급 100%, B등급 50%, C등급 30%를 받는다.
이 기준을 적용하면 2015년 B등급 당시 한전은 직원 1인당 평균 748만원의 성과급을 줬다. A등급을 받은 2011년에는 1인당 평균 1774만원이었다.
이를 감안하면 올해 직원 1명이 받을 성과급은 2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전 관계자는 “예년보다는 오르겠지만, 예산 범위 내에서 산정하기 때문에 정확한 금액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한전이 성과급을 눈앞에 두고 있는 동안 국민은 폭염도 모자라 막대한 전기요금까지 떠안게 된 셈이다.
한전에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8월 검침 기준 291만 6000가구가 7월보다 2배 이상 오른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았으며, 증가요금만 1939억원에 달했다. 이는 누진제 폭탄이 시작된 7월의 19만 가구, 151억원보다도 각각 15.3배, 12.8배 늘어난 것이다.
전기요금이 50% 이상 오른 가구는 871만호에 달했으며, 5배 이상 올라 말 그대로 누진제 폭탄 고지서를 받은 가구도 7월 9000호에서 14.2배 증가한 12만 8000호나 됐다.
전기요금 개편 목소리가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현재 정부와 여당, 한전과 민간전문가, 시민단체 등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개편 논의를 하고 있지만, 어떤 결론이 나올지 장담할 수 없다. 해마다 전기개편 요구가 쏟아졌지만, 그동안 체감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다.
소비자단체 관계자는 “성과급 2000만원이면 비정규직들이 1년 동안 벌 수 있는 연봉 수준”이라며 “공기업으로서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행동을 보여줄 때”라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wjde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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