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철도공사(왼쪽)와 철도시설공단 |
19조원에 육박하는 부채에 허덕이는 공단
최근 2년새 1조 3341억원의 영업이익을 낸 코레일
상생할 수 있는 해법 절실
대전역 인근에는 우뚝 솟은 28층 규모의 쌍둥이 빌딩이 있다. 대전역과 가까운 건물이 한국철도공사(KORAIL)이고, 그 옆은 한국철도시설공단 사옥으로, 우리나라 철도를 책임지는 양대 축이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두 기관의 관계가 서먹서먹해지는 분위기다. ‘돈’ 때문이다.
공단의 주 역할은 고속철도 건설이고, 코레일은 건설된 철도를 운영하는 기관이라 할 수 있다.
철도산업구조개혁에 따라 공단은 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총사업비의 50% 이상을 선 부담하고 나머지는 국고에서 충당한다. 당장 필요한 막대한 사업비는 공단이 채권을 발행해 차입금으로 만들어낸다.
경부고속철도 1ㆍ2단계 사업은 총 20조 6018억원 중 12조 4494억원을 공단이 조달했고, 나머지 8조원은 국고에서 채웠다. 호남고속철도 1단계 사업도 공단이 총사업비 8조 1323억원 중 4조 661억원을 부담했다. 연말 개통하는 수도권고속철도(SR) 사업비 3조1272억원 중 공단이 조달한 금액은 1조8763억원이다.
코레일이 고속철도사업으로 2014년 6289억원, 2015년 7052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동안, 공단은 9월 현재까지 모두 18조 4700억원에 달하는 부채는 쌓았다.
부채는 철도를 운영하는 코레일에게서 선로사용료를 받아 갚는 구조다.
선로사용료는 2002년 고속철도 영업수입의 31% 수준이었다가, 2015년부터 34%로 올랐다. 하지만, 부채를 메우기엔 턱없이 부족하다.
실제 공단이 코레일로부터 34%로 인상된 선로사용료를 받았지만, 차감한 부채상환 재원인 순선로사용료(3657억원)가 이자비용(5744억원)의 63.7%에 불과해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부채 문제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선로사용료는 현행 규정에 따른 것”이라면서도 “정부 차원에서 해결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연말 개통하는 (주)SR은 영업수익의 50%를 공단에 내는 것으로 정했고, 내년부터 열차운행 거리에 따라 사용료를 산정하는 ‘단위선로 사용체계’를 도입하는 것도 어떻게 해서라도 부채를 줄이려는 차원에서다.
국회 예산정책처가 발간한 ‘공공기관 요금체계 평가 보고서’에도 문제의 심각성이 담겼다.
보고서에서는 ‘고속철도 건설 부채가 19조원에 이르렀지만, 코레일이 내는 선로사용료는 부채의 이자비용에도 미치지 못해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가 선로사용료 체계 개편 등을 포함한 근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단 관계자는 “건설사업의 특수성 등을 고려해 철도 유지보수비용과 부채 이자 비용을 줄일 수 있도록 선로사용료를 현실화하는 방법이 필요하다”며 “정부부처에서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는 만큼, 조속한 해결책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희진 기자 wjde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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