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인삼공사, 11월초까지 전국 2300개 인삼밭서 ‘수확 입회’
정관장 등 제품원료인 6년근인삼 신뢰 및 안전성 확보 목적
KGC인삼공사 대전본사 소속 심상보(31) 과장은 추석연휴에서 돌아오자마자 다시 출장가방을 챙겼다.
회사 살림을 책임지는 본사 재무부의 심 과장이 지난 18일 향한 곳은 충남 서산시 고북면 신상리의 한 인삼밭. 앞으로 그는 적어도 일주일가량 인삼밭에서 먹고자며 6년근 인삼을 지켜야 한다.
새벽 6시 인삼밭으로 출근해 인삼밭의 밭고랑이 관리대장에 기재된 숫자대로 맞는지 등을 점검하고 인삼수확 작업을 개시하면 오후 6시까지 꼬박 12시간 동안 수량 확인, 포장, 봉인, 입고 등의 고된 일과가 계속된다.
심 과장은 “해마다 인삼수확철이 되면 직원 대부분이 본연의 업무도 미룬 채 전국의 인삼밭으로 파견을 나가고 있다”며 “인삼밭 인근에서 혼자 숙식을 해결하면서 지내는 게 만만치 않지만 건강하게 자란 인삼을 보면 뿌듯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정관장’으로 대표되는 KGC인삼공사 특유의 ‘원료사수작전’이 올해도 이달부터 11월초까지 전국 각지 2300여 인삼밭에서 펼쳐진다.
고품질의 인삼원료 확보와 인삼의 외부 반입·반출을 예방하기 위한 ‘수확입회’는 1950년대 전매청이던 시절부터 반백년 이상 이어온 고집스러운 전통이다.
인삼공사 1600명 임직원 가운데 영업 등 필수인력을 제외한 700∼800명의 직원들이 매년 수확입회를 하고 있다.
이들은 출장 전 수확입회 관련 온라인교육을 이수해야 하고 현장 실습과정을 거쳐 만에 하나 발생할 수 있는 부정행위와 사고에 대비한다.
수확 완료 뒤에도 입회직원이 서명날인한 스티커를 붙여 인삼상자를 봉인하는 것은 물론 원료창고로 이동하는 데도 직원이 동승토록 하고 있다.
인삼공사가 이토록 까다롭고 유난스러운 수확입회를 고집하는 건 정관장 등 각종 홍삼제품의 원료가 되는 6년근인삼의 신뢰도와 안전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다.
20일 심 과장이 입회한 신상리 8500㎡ 인삼밭에선 5000㎏에 이르는 6년근인삼이 햇빛을 봤다. 올해 총수확량은 9300t에 달할 것으로 인삼공사는 보고 있다. 문승현 기자 heyyun@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