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ㆍ충남, 강진 발생시 대피소 없어…사실상 ‘지진 무방비’
지난 19일 오후 8시 33분께 경북 경주 남남서쪽 11㎞ 지점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은 이번 지진이 지난 12일 발생한 규모 5.8 경주 지진의 여진으로 보고 있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규모 4.5 지진은 지난 12일 경주 강진 이후 발생한 여진 중 가장 강력한 것이다. 체감 진동은 방 안의 물건들이 흔들리는 것을 뚜렷하게 관찰할 수 있을 정도다.
이날 여진은 불과 1주일 전인 12일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했던 곳에서 남쪽으로 3km 떨어진 지역에서 발생했다. 지진 여파에 따른 건물의 흔들림은 수도권과 충청권 등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감지됐다.
실제로 대전지역에서도 ‘지진을 느꼈다’는 문의전화가 잇따랐다. 대전 서구에 사는 김모(38)씨는 “집에서 저녁을 먹고 TV를 보고 있는데 고층 아파트가 흔들리는 것을 느껴 깜짝 놀랐다”면서 “추석 연휴 전 경주 지진으로 크게 놀랐는데, 여진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어 너무 불안하다”고 전했다.
12일 발생한 경주 지진의 여진은 20일까지 총 400회 이상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주 여진 발생횟수는 지난 2009년부터 작년까지 7년 동안 일어난 지진(396회)을 뛰어넘은 것으로, 그만큼 여진 빈도가 잦았다.
대부분 전문가들은 여진 종료시점을 ‘단정적으로 예상할 수 없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따라 기상청은 “지진으로 인한 진동은 멈췄지만, 앞으로도 강한 여진이 발생할 수 있다”면서 주의를 당부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다른 지진사례를 보면 여진은 지속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경주 여진이 계속 발생할 수 있는 만큼 향후 발표될 기상정보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경주에서 지진이 잇따라 발생한 가운데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정부의 미흡한 지진 대응시스템을 비판하는 질책이 쏟아졌다.
정부와 더불어 지자체의 경우도 사실상 ‘지진 무방비’ 상태나 마찬가지다.
갑작스런 강진 발생시 신속하게 피할 수 있는 대피소가 없다는 것이다.
우선 대전시는 학교 운동장이나 공원 등을 지진시 임시 대피장소로 활용하고 있을 뿐 특정 대피소는 없는 상태고, 충남도 역시 현재 관리하고 있는 대피소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전규 기자 jk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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