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심자 수백여명에 양도세 재신고 공문 발송 후 진행상황 ’깜깜’
전국적으로는 다운계약서 적발 두 배 급증
대전국세청이 ’다운계약‘이 의심되는 세종시 아파트 거래 대상자 수백여명에게 발송한 양도소득세 수정신고 절차가 늦어지면서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대전국세청이 다운계약 의심자들에게 양도소득세 수정신고 요청서를 발송한 건 8월초다. 아파트 분양권 양도 차액을 낮게 신고했다는 이유에서다.
국세청의 집중 점검 대상은 2-2생활권 아파트로, 지난해 10월부터 전매금지가 해제된 곳이다. 이들 아파트는 당시 분양권 프리미엄만 8천만∼1억원을 호가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매도자 일부가 양도차액을 1천만~2천만원대로 신고하자, 대전국세청이 불성실 의심 신고자 등에게 ’양도세를 제대로 납부하라‘며 지난달 26일까지 수정신고 기간을 줬었다.
수정신고가 완료돼야 의심되거나 잘못된 사항을 들여다볼 수 있고 적법한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얼마나 수정신고를 했는지 알 수 없다.
대전국세청 관계자는 “진행 중이라 얘기할 게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고기간을 정했지만, 유동적일 수 있다”고 했다.
지난달 대전국세청의 양도세 수정신고 착수사항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안팎에서 한바탕 홍역을 치른 터라 함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지부진한 절차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세종시 부동산업계를 비롯한 아파트 거래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
지난 5월 검찰 수사에 이어 국세청까지 가세하면서 최근에는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세종지부까지 나서서 성토할 정도였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길어지거나 확산되면 부동산시장 자체가 얼어버릴 수 있다”며 “특히 5월 검찰 수사부터 4개월째 계속돼 고통이 가중되고 있는 만큼, 양도세 수정신고를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전국적으로 다운ㆍ업계약서를 쓴 사실이 드러나 세금을 추징당한 사례가 올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민의당 윤영일 의원실이 국세청으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현재 국세청이 양도소득세를 추징한 부동산 거래는 모두 80건으로 집계됐다. 총 추징세액은 4억1800만원이다. 지난해 부과건수(74건)와 추징세액(4억300만원)을 일찌감치 넘었다.
지방청별로는 인천과 경기도, 강원 등을 관할하는 중부청이 35건으로 가장 많고, 부산청 23건, 대구청 10건, 광주청 8건이다. 대전청은 2건(1400만원)에 불과했다.
윤희진 기자 wjde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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