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널도 고향길에 오르는 설레임 가득
13일 오전 10시, 홍성매일시장은 제수용품을 구매하는 이들과 손님을 기다리는 상인들로 들뜬 분위기가 감돌았다. 지역민들은 과일을 이리저리 살펴보며 상인들과 흥정했다.
“이거 얼마에요? 제사상에 올릴건데 괜찮아요?”라고 묻는 지역민의 말에 상인은 “어유 두말하면 잔소리예요. 물건 좋아요”라고 대답하며 화기애애한 모습을 보였다. 지역민들은 같은 과일이지만 알이 실한 과일을 고르느라 여념이 없었다. 시장에서 만난 주부 김모(62)씨는 “강아지 같은 손주들이 와서 먹을건데 이왕이면 큰 게 좋다”며 “밤에 자식들이랑 손주가 올 텐데 북적북적 거릴 집 생각에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고 미소를 띠었다.
명절 하는 빠질 수 없는 부침개와 동그랑땡도 한편에서 지글지글 만들어지며 명절 분위기를 한껏 북돋았다.
상인들은 곧 밀려닥칠 손님들에 대비해 사과와 배, 포도 등의 포장지를 이리저리 살피기도 했다. 추석 전날이지만 전보다 북적이는 손님 덕분에 상인들의 얼굴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최모(46)씨는 “경기가 안 좋아서 명절대목이 사라지나 걱정했는데 손님들이 간간히 찾아와서 다행”이라고 함박웃음을 지었다.
홍성버스터미널도 고향길에 오르는 이들의 부푼 마음을 얼굴에서 찾아볼 수 있었다. 저녁시간에 차가 막힐까 미리 고향길에 오르는 이들로 터미널은 북새통을 이뤘다.
20~30대 젊은이들은 버스 짐칸에 짐과 명절선물을 실었다. 고향 갈 생각에 흥얼거리는 이들도 보였다. 마음은 이미 고향에 가 있어 보였다. 대학생 최모(24)씨는 “타지생활하면 어머님부터 생각난다”며 “매번 빈손으로 갔었는데 이번엔 아르바이트로 작은 명절선물을 사서 가 좋아하실 부모님 생각에 설렌다”고 말하며 버스에 몸을 실었다.
양손 보따리로 가득한 짐을 들고 버스에 오르는 어르신들도 자식들 볼 생각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보따리 안에는 정성스레 포장한 밑반찬이 담겨있었다. 혹여나 반찬 국물이 샐까 스티로폼 박스를 테이프로 칭칭 감아 짐칸에 실었다.
대전으로 향하는 버스표를 예매한 이모(56)씨는 “어제 저녁 자식들을 만나러 갈 생각에 밤잠을 설쳤다” “큰 아들이 열무김치를 좋아해 며칠전 담갔는데, 맛을 보여줄 생각에 흥이난다”고 말했다. 내포=방원기 기자 b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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