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40여건 들어와, 피해는 발생치 않아
“건물이 흔들렸습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겁니까.”
“저녁을 먹고 있었는데, 식탁이 떨렸어요. 지진이 난 건가요?”
지난 12일, 추석 연휴를 앞둔 한가로운 저녁 시간에 발생한 경주 지진 탓에 대전·충남 119 상황실은 북새통을 이뤘다.
인명이나 재산 등 피해상황과 관련한 신고는 없었지만 기상청 관측 이래 최대 규모의 지진으로 상당한 진동을 느낀 지역민들의 문의전화가 잇따른 것이다.
13일 대전·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7시 44분부터 이날 오전까지 총 5640여건의 신고가 접수됐다.
특히, 대전에서는 규모 5.1의 1차 지진 이후 1591건의 신고가 접수됐고, 규모 5.8의 2차 지진에는 2396건의 관련 신고가 이어졌다.
평소에도 사건사고와 당직 병·의원 및 약국 안내 문의로 전화가 많은 상황실이지만, 이날 상황실 근무자들은 수화기를 뗄 수 없을 만큼 문의 전화가 폭주한 것이다.
대전소방 관계자는 “전화기가 불이 났다고 여겨질 만큼, 지진과 관련된 지역민들의 문의 전화가 갑자기 쏟아지면서 응대하지 못한 전화가 부지기수였다”라며 “신고자 상당수는 혼란과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라고 전했다.
신고전화는 ‘건물 및 유리창이 흔들린다’거나 ‘물건이 떨어졌다’ 등 지진 발생 여부를 묻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며, 일부는 대피방법을 확인하기도 했다.
지진 발생 이후 소방당국은 비상근무 체제로 전환했다.
대전은 지진이 발생한 직후 긴급 구조통제단을 가동해 운영하고 있으며, 각 소방서에 비상 1단계 근무체계를 발령했다.
충남 역시 13일 오전 통제단을 해제했지만 비상연락망을 유지하고, 피해가 접수될 경우 근무자의 현장 복귀에 대비토록 지시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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