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앙지가 홍성읍내로 큰 피해 입어
국내에 내진설계 도입 계기 마련해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하자 38년전 지진피해를 경험한 홍성군 주민들은 당시의 악몽을 떠올리며 가슴을 쓸어내리고 있다.
집안에 있는 물건이 떨어져서 사람이 다치고 건물에 금이 가는 등 피해가 TV를 통해 생생히 보도되면서 홍성지역 주민들은 우리나라가 지진의 안전지대가 아님을 다시 한 번 확인하고 지진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촉구하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아파트 베란다의 화분이 흔들렸다”며 홍성도 지진이 난 것이 아닌지 군청 등에 확인을 하는 등 트라우마를 겪고 있다. 내포신도시 고층아파트에 입주한 주민 일부는 밖으로 대피하기까지 했다. 지진을 경험했던 주민들은 당시 홍성지진의 상황을 인터넷을 통해 올리기도 했다.
경주 지진과 규모가 비슷한 진도 5.0의 홍성지진은 1978년 10월 7일 오후 6시19분52초에 발생했다. 진앙지는 주민이 밀집된 홍성군 홍성읍으로 일반적인 지진보다 피해를 키웠다.
홍성 지진은 진원 깊이가 10km 이내로 얕았다. 지진여파가 진앙부근에 집중돼 진도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냈다.
이후 지진은 10월10일, 11월24일, 1979년 1월1일, 2월8일(2차례), 2월24일, 3월12일 등 모두 7번의 여진을 이어갔다.
피해는 홍성군청을 중심으로 반경 500m 이내에 집중됐다. 2명이 부상을 입고 2억여 원을 재산피해를 냈다.
홍성읍내에서 118동의 건물이 파손되고 1100동 이상의 건물에 균열이 발생했다. 홍성군청 등 12개 공공기관의 유리창 500여 장이 동시에 파손됐다. 가재도구와 담장 등 구조물 파손도 670건이 신고 됐다. 문화재로 지정된 사적 231호 홍주성 성곽 90m가 무너졌다. 주민들은 집에 둘어가지도 못하고 대피생활을 해야 했다.
유환동씨(63.홍성문화원장)는“쾅하는 굉음과 함께 서 있을 수 없을 정도로 심한 진동과 주변의 담장이 힘없이 무너져 내렸다” 며 “전기도 나가고 전화도 되지 않아 모두들 공포에 떨었는데 이번 경주지진을 보니 남일 같지가 않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홍성지진은 지진 안전지대인줄 알았던 국내에 강력한 경고를 보냈다. 댐과 발전소 등 각종 국가시설과 안전시설에 내진설계를 돌입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학교 등 공공기관에서는 민방위 훈련에 지진대피요령이 집중 교육됐다. 내포=맹창호 기자 m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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