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생들도 단기알바 뛰거나 학원 자습실로 등원
“고향에 내려가서 스트레스 받기 보다 마음 편히 공부할 생각입니다.”
민족 대명절인 추석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지만, 취업준비생과 대학생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
1년에 한번 뿐인 명절인 만큼 고향에 내려가고 싶어도 취준생들과 대학생들은 고향에 내려가는 순간 명절스트레스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입증하듯 지역의 한 대학은 기숙사에서 생활하는 1300여 명의 학생 중 소수지만 60명 정도가 연휴에도 기숙사를 떠나지 않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학생 A씨는 “4학년이 된 올해부터 친척들이 모이는 명절 등에는 고향에 내려가는 것이 꺼려졌다”며 “취업 준비는 잘되느냐, 성적은 어떠냐 등 친척들이 한마디씩 건내는 안부가 극심한 스트레스로 다가왔다”고 밝혔다.
이는 취업준비생들도 마찬가지다.
공무원 등 시험을 준비하는 취준생들은 고향 방문 보다 연휴 기간 동안 학원에서 진행하는 특강을 선택했고, 특강이 없는 학원도 취준생들을 위해 추석을 제외한 나머지 휴일에는 학원 열람실을 개방하기로 했다.
고향에 내려가지 않기 위해 단기아르바이트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지역 대학 도서관에서 만난 B씨는 “대학만 졸업하면 금방 취업이 될 줄 알았는데 구직활동 기간이 점점 길어지면서 부모님 얼굴을 뵙는 것 조차 죄송하다”며 “부모님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리기 위해 이번 추석 연휴에는 단기아르바이트를 통해 생활비를 마련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7일 취업포털 알바몬이 알바 구직자 1014명에게 추석 연휴기간 단기아르바이트를 할 의향이 있는 지를 묻는 설문에 826명(81.5%)이 ‘하고 싶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중 90명(10.9%)은 아르바이트를 하고 싶은 이유로 ‘불편한 자리, 불편한 친척을 피할 수 있어서(10.9%)’라고 답했다.
이처럼 고향에 가는 것을 꺼려하는 청년들이 있는 반면, 고향에 가고 싶어도 가지 못하는 청년들도 있었다.
경제불황에 등록금과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 학업과 아르바이트를 병행해 왔던 학생들 중 편의점 등 연휴에도 쉬지 않는 업종에서 일하는 청년들에게 고향 방문은 꿈만 같은 이야기다.
한 대학 관계자는 “아무래도 임용고시나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일 수록 고향에 가는 것을 꺼리는 것 같다”며 “즐거워야 할 명절을 부담스러워하는 학생들이 많이지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정성직 기자 noa7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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