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 등 10개 기초의회 행자부 권고보다 제작비 높아
대전·세종시의회 등 22곳은 재교부시 유상원칙 어겨
충청권 지방의원들이 권위주의 사고에 사로잡혀 있다는 지적이다.
국회의원이 특권 내려놓기 차원에서 의원 배지를 폐지하고 신분증으로 대체하려는 반면, 지방의회에서는 배지를 재발급할 경우 무상지급하고 제작단가도 기준을 초과한 곳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12일 더불어민주당 백재현 의원(경기 광명갑)이 행정자치부에서 받은 ‘지방의회의원 배지 교부 현황’자료에 따르면 충청권 35개 지방의회(광역의회 4곳 포함) 가운데 절반가량이 의원 배지 재교부시 무상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는 행자부가 지난 6월 각 시·도에 ‘일부 지방의회에서 지나치게 높은 가격으로 배지를 제작해 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낸 유의사항 권고를 지키지 않는 것이다.
행자부는 발송한 공문에서 국회의원 배지가격인 3만5000원을 예로 들며 상식에 맞는 정도의 가격으로 제작할 것을 당부했다. 또 분실 재교부시에는 유상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4개 시·도 광역의회와 18개 기초의회에서 배지 재교부시 무상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제작 단가를 보더라도 행자부가 권고한 기준보다 비싸게 제작한 의회도 한두곳이 아니었다.
그나마 광역의회는 세종시를 포함해 4개 시·도 모두 기준보다 낮았지만, 기초의원에서는 보령시의회가 금도금 방식으로 무려 10만원이나 들여 배지를 제작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대덕구(4만4000원)와 충주시(5만6000원), 제천시(4만4000원), 보은군(4만5000원), 옥천군(4만5000원), 영동군(5만원), 증평군(3만8500원), 괴산군(4만9500원), 음성군(5만9850원) 등에서 가이드라인을 초과한 금액의 지방의원 배지를 제작했다.
백 의원은 “선출직 의원의 배지에 담겨야 하는 것은 국민과 유권자에 대한 막중한 책임감”이라며 “일부라고 보기에는 너무 많은 시군의회에서 상식에 어긋난 배지 제작 및 교부행태를 보여, 결국 중앙정부의 간섭을 초래하고 지방자치를 후퇴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전국 지방의회 가운데 경북 청송군의회가 의원배지 1개당 순금방식으로 46만3000원의 비용을 지출하며 가장 제작비가 비싼 곳으로 드러났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