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개헌 또는 헌법재판소 재판단
사회적 합의과정 촉구, 김부겸, 남경필도 힘 실어
대선을 1년여 앞두고 여야 잠룡들이 수도이전론을 앞다퉈 제기하는 가운데 본보의 ‘행정수도 시대적 과제다’ 시리즈를 계기로 대권 잠룡들이 구체적 방안마련을 촉구하는 등 정치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토균형발전과 수도권 과밀완화를 위해 행정수도 건설이 자명한 만큼 수도이전을 위한 사회적 합의과정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받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인서울이 아니면 실패자가 되는 구조에선 국민 보편적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없다”며 “참여정부 때 반쪽짜리 세종시밖에 만들지 못했는데, 국가 균형발전과 새로운 역사적 상징으로 청와대와 중앙정부 기관들을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고 행정수도건설을 적극 옹호했다.
그러면서 개헌 또는 헌법재판소 재판단 등을 추진 방안으로 거론했다.
우선 2004년 헌재가 ‘행정수도이전에 관한 특별법’을 위헌으로 판단했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수도를 옮기려면 헌법을 개정하거나 아니면 이 사안에 대해 헌재의 재판단을 구해보는 두 가지 방안이 있다는 것이 안 지사의 판단이다.
안 지사는 “개헌을 통해 해야 할지 아니면 국민이 생각하는 관습법적 서울의 위치가 바뀌었다는 것을 헌재가 인정해 다시 판례를 만드는 게 좋을지 모르겠다”고 두 가지 방안이 있음을 시사했다.
역시 대권 주자 중 한 명인 김부겸 의원은(더민주·대구 수성갑)도 같은 의견을 냈다.
김 의원은 지난 9일 대전시의회에서 열렸던 더불어민주당 원외 지역위원장 협의회에서 참석 “청와대와 국회가(세종시로) 내려와야 한다고 본다”며 “(행정수도건설과 관련) 나도 더 공부하겠다”고 강조했다.
야당 소속이지만 지난 참여정부 시절 행정수도 건설을 당론으로 반대했던 새누리당의 심장부인 대구 지역 의원의 발언이어서 주목된다.
이번 대선을 앞두고 여권에 가장 먼저 수도이전 화두를 던진 여권 젊은 기수 남경필 지사도 개헌에 무게를 실었다.
남 지사는 최근 모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돈과 정치권력이 서울에 집중된 기형적 국가로 청와대와 국회를 세종시로 이전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게 시작이다”며 “여야가 개헌을 논의할 때 행정수도 이전과 같이 국민생활에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지난달 대전을 찾아 “비효율성과 국가 현안과 관련한 위기 상황에서 조기 대응을 위해 종합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며 “향후 개헌논의가 시작되면 행정수도이전 관련 조항을 반영해야 한다”고 같은 의견을 냈다.
추미애 더민주당 대표도 지난달 초 전당대회에 앞서 본보와의 사전 인터뷰에서 국회 분원의 세종시 설치에 대해 “세종시가 행정수도로서 역할과 의미를 제대로 수행하려면 분원 설치가 효율적이고 현실적이라고 본다”고 공감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강제일 기자 kangje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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