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당수 초,중,고교가 추석 연휴를 앞 징검다리 휴일(12일, 13일)기간동안 재량 휴업을 실시하기로 하면서 자녀들을 맡기기 어려운 맞벌이 부부들이 난감해 하고 있다.
최장 9일간의 황금 연휴가 진행돼도 자녀들과 함께 쉴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황금연휴가 사회적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8일 대전ㆍ세종ㆍ충남교육청에 따르면 오는 12일과 13일에 재량 휴업이나 단기 방학을 실시하는 학교는 대전 19개교, 세종 15곳, 충남 92곳 등 총 126개교다.
이 가운데 대전 12개교를 비롯해 세종 12곳, 충남 61곳 등 85개교가 초등학교로 재량휴업(단기방학)을 실시하는 학교 대부분이 초등학교인 것으로 집계됐다.
재량휴업을 실시하는 학교들은 이 기간 동안 학생들이 가족과 함께 명절을 보내거나 여유있게 여행등을 통해 체험학습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휴업 중 등교를 희망하는 학생 등을 위해 돌봄교실을 운영하는 등의 대안도 마련해 놨다는 것이 이들 학교의 설명이다.
하지만 학부모들 입장에서는 재량 휴업이 반갑지만은 않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모든 가정이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 휴업일 동안 해외 여행 등 장기 여행을 다닐수 있는 형편도 아닌데다 자영업자나 맞벌이 가족의 경우 이 기간 함께 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기에 학교에서 수요 조사를 통해 휴업기간중 중 돌봄 교실을 운영하기로 했지만 이 기간 동안 담임 교사가 아닌 당직 교사가 한꺼번에 아이들을 관리하면서 정작 아이들이 학교에 등교하는 것을 꺼린다는 것이 학부모들의 설명이다.
친구들이 없는 학교에 본인만 나가는 것이 싫다는 아이들 때문에 맞벌이 부부들은 휴업 기간 중 자녀들을 맡길 곳을 수소문하고 있다.
회사원 김소영(39)씨는 “직장에는 눈치가 보여 12일부터 연차를 내기는 쉽지 않다”며 “한가족이 해외 여행을 가려면 목돈이 나가는데 그만한 여유가 없어 우선 10일부터 아이들을 일찍 시골 부모님 댁에 데려다 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대전의 한 초등학교 교장은 “학사일정은 학부모 설문 조사 등의 과정을 거쳐 결정하는 데다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장거리 가족 여행 등을 이유로 재량휴업을 원했다”며 “이 기간 돌봄 교실을 운영하는데 실제로 학교에 나오겠다는 학생도 극히 적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세종=박병주ㆍ내포=유희성ㆍ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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