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는 반짝, 비용은 커 판촉행사 감소 추세
일시적 행사보다 문화, 장학금, 후원으로 이미지 강화
그 많던 주류판촉행사는 다 어디로 갔을까?
지인과 조용한 술자리를 때로 방해하거나 밤거리를 떠들썩하게 했던 주류 판촉행사가 지역에서 자취를 감췄다.
왜 그럴까. 소비자들의 인식변화가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이는 산소소주 ‘오투(O2)린’을 생산하는 맥키스컴퍼니와 ‘참이슬’의 하이트진로, ‘처음처럼’ 제조사인 롯데주류 등 업계 관계자의 공통된 말이다.
수년전만 해도 주류사 영업사원들은 행사도우미와 함께 관할 주점을 다니며 자사 소주를 마시는 고객에 ‘한병 더’ 제공하는 ‘대납’ 판촉활동을 벌였다.
가게 내 비치된 소주를 손님에겐 무료로 내주고 술값은 판매가로 대신 계산하니 소비자도 점주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이런 판촉활동이 업체간 과열경쟁을 낳으면서 마케팅 비용부담으로 이어졌고 주류거래질서 위반 소지도 다분해 이젠 ‘웬만하면 하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또 주류소비문화가 과거와 달리 술을 ‘적정 수준’에서 즐기는 쪽으로 변화하는 추세인만큼 제품을 양적으로 밀어내는 대대적인 판촉활동이 반드시 시장 점유율 확대를 보장하지 않는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 관계자는 “예전엔 어떻게든 제품을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넓은 지역에 빨리 보급하기 위해 경품이나 선물 제공, 시음회, 대납 등 공격적인 판촉활동을 벌였다”며 “그럼에도 경쟁사와 MS(시장점유율) 차이는 크게 벌어지지 않았고 효과도 그때뿐이어서 신제품 출시 판촉행사조차 줄이려는 게 회사의 영업방침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대전충남권의 지역적 특성 때문에 판촉행사가 ‘별무소용’이라는 재미있는 분석도 나온다.
소주만 놓고 보면 대전은 맥키스컴퍼니가 압도적이고 충남과 세종은 하이트진로와 맥키스컴퍼니가 시장을 양분하는 와중에 하이트진로의 시장점유율이 10∼20% 더 높은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주류는 지역에서 채 5%를 점유하지 못하고 있다.
천안, 아산, 세종 등 수도권과 인접해 있거나 신도시를 제외하면 지역소주 소비경향이 뚜렷해 시장구조가 고착화돼 있고 상황이 이렇다보니 판촉행사의 효과가 미미하다는 얘기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일시적 판촉행사보다 기업의 좋은 이미지를 소비자에 심어주고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하는 등의 사회공헌활동으로 영업방식이 변화해가는 과도기라고 본다”며 “주류업체 3곳이 내세우는 문화경영, 장학기금 조성, 각종 후원사업 등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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