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후 번제도가 폐지된 후 1874년 5월 7일 겐로쿠엔은 일반에 공개됐고 1922년 3월 8일 '사적명승 천연 기념물 보존법'의 규정에 의해 명승으로 지정됐다. 그 후 겐로쿠엔은 1950년 현재의 문화재 보호법에 의해 거듭 명승지정을 받았다. 1985년 3월 20일에는 특별 명승으로 승격됐다.
겐로쿠엔의 대표 볼거리로는 가스미가이케(커다란 연못), 호라이지마(연못 안에 있는 섬), 겐로쿠엔의 상징인 고토지도로(등롱), 다실인 우치하시테이와 시구레테이, 일본 최초의 분수, 유명한 흑송인 가라사키노마쓰(소나무), 기러기가 줄지어 날아가는 모습을 본따 만든 돌다리인 간코바시 등이 있다.
그중 겐로쿠엔에서 가장 유명하며 조망이 뛰어난 곳이 가스미가이케 연못이다.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기념사진을 찍는 장소이자 무지개다리, 등롱을 비롯해 다실 등이 한 눈에 들어오는 명소다. 연못 옆으로는 작은 다리가 여러 개 있는데 11개의 안산석을 이용해 기러기가 줄지어 날아가는 모습을 본따 만든 간코바시가 있다.
한 개 한 개의 돌이 거북의 등모양을 하고 있어 깃코바시라고도 한다. 그 옆으로는 겐로쿠엔 안에서 가장 가지가 아름다운 소나무가 있는데 바로 가라사키노마쓰이다. 제13대 영주 나리야스가 비파호반의 가라사키에서 종자를 얻어다 심어 키운 흑송이다. 11월 1일부터 겨울철에 내리는 눈으로부터 나뭇가지를 보호하기 위해 끈으로 나뭇가지를 동여매는 유키즈리 작업이 시작되며 이 유키즈리는 호쿠리쿠 지방에 겨울이 찾아왔음을 알려주는 풍물시가 되고 있다. 그렇게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다실인 시구레테이와 유가오테이를 볼 수 있다.
1774년에 지어진 다실인 유가오테이는 정원내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다. 다실 옆방의 벽장식이 유가오(표주박의 고어)모양을 하고 있어 유가오테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또한 렌치문 입구 앞에는 과학을 이용해 만들어진 분수가 있다.
위쪽에 있는 가스미가이케 연못으로부터 물을 공급 받는 분수는 아무런 모터 없이 연못 수면과 표고차로 인한 수압, 즉 위치에너지만으로 작동된다. 평소 분수의 높이는 3.5m이며 가스미가이케 연못의 수위에 따라 변한다.
1861년 분수가 성의 외곽 거실 앞에 솟아올랐는데 겐로쿠엔의 분수는 그를 위한 시범작이었다. 따라서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분수이기도 하다.
봄에는 벚꽃과 매화, 여름에는 철쭉과 제비붓꽃, 가을은 단풍, 겨울은 눈내린 설경 등으로 사계절 내내 아름다움을 뽐내는 겐로쿠엔. 참고로 겐로쿠엔의 개장시간은 3월부터 10월 15일까지는 오전 7시부터 오후 6시까지고 10월 16일부터 2월 말까지는 오전 8시부터 오후 5시까지다. 입장료는 성인 310엔, 청소년은 100엔이다.
겐로쿠엔의 맞은 편에는 가나자와 성이 자리잡고 있다. 도시의 중심부에 있어서 그런지 외적의 침입에 방어할 필요성이 없어져서 그런지 침입을 막기 위해 성 주위를 둘러서 판 못인 해자는 없어지고 지금은 큰 도로가 지나간다.
겐로쿠엔과는 다리로 연결돼 있다. 가나자와 성의 후문인 이시카와몬(石川門)은 30채가 한 지붕 아래 들어서 있는 산주켄나가야와 함께 옛 가나자와 성에 얼마 남지 않은 유적의 하나다.
1788년에 세워졌으며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 돼 있다. 건물이 하얗게 빛나는 지붕은 납이 많이 함유된 기와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성 안은 이제 공원처럼 꾸며져 있어 산책하듯 한 바퀴 돌고 나오면 된다.
▲가는길=가나자와 시 중심부에 위치해 있어 대중교통으로 이동이 편리하다.
▲먹거리=주변에 각종 군것질을 비롯해 식당이 위치해 있어 골라서 먹을 수 있다.
글·사진=이성희 기자 token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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