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자부“대전충남청, 업무량 등 1급청 수준 아냐”
대전충남지방중소기업청 1급청 승격이 정부의 우선순위 논리에 밀려 또 다시 무위에 그쳤다.
중소기업청 대전충남지방사무소에서 2007년 2급청인 대전충남중기청으로 격상되고 9년째 줄곧 제자리다.
그사이 지역에선 세종특별시가 출범해 4년만에 인구 20만 도시로 성장했고 올 상반기에만 세종으로 30개 기업이 유치됐다.
지역 경제계는 급증하는 중소·벤처기업과 소상공인 지원수요에 걸맞게 대전충남중기청 1급청 승격을 촉구하고 있지만 정부는 2년째 ‘시기상조’라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다.
30일 복수의 중소기업 관계기관에 따르면 행정자치부와 기획재정부는 7월말부터 3주간 각 정부부처의 2017년도 소요정원안에 대한 예산협의를 벌였다.
이 가운데 대전충남청 1급 승격의 핵심인 ‘고위공무원단’ 등 증원안은 심의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2급청의 청장은 직급상 4급(서기관·과장급) 공무원이 맡게 돼 있고 1급청 청장은 국장급인 2급(이사관) 자리여서 대전충남청 1급 승격은 곧 2급이상 고공단 증원 여부가 관건이었다.
행자부 관계자는 “최근 기재부와 예산협의를 통해 대전충남청 승격이 불가하다는 것으로 결론냈다”며 “부처별로 요구사항이 많은데 그중 다른 쪽보다 우선순위가 낮다고 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대전충남청의 업무량이나 관할기업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봤을 때 아직은 1급청 수준에 도달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행자부는 지난해에도 이와 비슷한 시기상조론을 내세워 대전충남청 1급 승격이 무산된 바 있다.
현재 전국 지방청은 모두 12곳으로 서울·경기·부산·대구경북·광주전남이 1급청, 대전충남과 충북·인천·강원·전북·경남청이 2급청이다. 지난 3월엔 부산울산중소기업청 울산사무소가 울산청(2급)으로 격상하며 부산과 분리됐다.
2013년말 기준으로 중소기업체 수를 비교하면 대전충남청(23만6906개)은 같은 2급청이 된 울산청(7만2382개)의 3배를 훌쩍 넘고 1급청인 광주전남청(26만8109개)보다 불과 3만여개 적은 규모다. 광주전남청 관할기업에는 제주지역 중소기업 4만6933곳이 포함됐다.
이인섭 대전충남중기청장은 “다른 지방청과 달리 대전과 충남은 물론 새로 출범한 세종시까지 3개 시도를 포괄하는 대전충남청의 1급청 승격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어렵게 됐다”며 “성장일로에 있는 세종시의 중소기업 지원업무 증가와 함께 한·중 FTA, 동남아권과 교역 등으로 서해안중심경제권이 급속히 확대되는 추세여서 1급청 승격 무산이 더욱 아쉽게 다가온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hey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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