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지사직 하차 부담
반기문, 꽃가마만 탈수 없다
새누리당과 더민주 지도부가 모두 친박·친문 위주로 구성되면서 비박·비문 진영의 합종연횡 가능성을 대변하는 ‘제 3지대론’에 탄력이 붙고 있다.
제 3지대론의 가장 큰 고민은 ‘얼굴’ 찾기다.
불과 1년 3개월 밖에 남지 않은 대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에 상징적 인물 영입에 사활을 거는 모습이다.
현재 5군데 이상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공주 출신의 정운찬 전 총리는 손학규 전 더민주 대표와 함께 몸값이 상한가로 치솟고 있다.
정 전 총리는 여야 성향을 모두 갖고 있어 야권 성향으로만 분류되는 손 전 대표에 비해 운신의 폭이 넓다.
정 전 총리는 제 3 지대론에 대해 “여러 곳에서 와달라는 요청을 받고 있다. 고심하고 있다”는 말로 현 상황을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그가 제 3지대론의 문을 열어 놓은 이유는 친박과 친문 일색의 새누리당과 더민주 속에 들어가서는 경합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그렇다고 국민의당도 안철수 전 대표의 색을 지을 수 없고, 호남 정당이라는 한계가 마음에 썩 와 닿지 않는 모습이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이재오 전 의원이 이끄는 늘푸른한국당 창당발기대회(다음달 6일 예정)에서 동반성장 특강을 하기로 한 것을 ‘합류’로 보는 시각은 무리가 있다는 게 정 전 총리측의 시각이다.
이 전 의원은 “정 전 총리가 제시하는 동반성장이 의미 있는 논리”라며 “(MB정부에서) 장관을 할 때 국무총리로 모셨기 때문에 남남처럼 모르고 지낼 수는 없다”며 “서로 모르는 사이는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이처럼 정 전 총리가 제 3지대론에 상당 부분 접근해 있다는 게 주변의 전언이다. 이유는 지난 4 13 총선 때 현실 정치권의 이전투구 양상에 크게 실망한 것을 요즘에도 복기하곤 하기 때문이다.
충청대망론의 주자인 반기문 유엔사무총장 역시 출마를 하더라도 친박계가 꽃가마를 태우는 형태가 아닌 반 총장이 주도적으로 당을 리빌딩하는 안도 제기되고 있다.
안희정 충남지사의 경우도 제 3지대론의 핵심 주자로 꼽힌다.
문재인 전 대표와의 당내 경선이 부담스러운 손학규 전 상임고문과 박원순 서울시장과 함께
야권에서의 제3지대론을 이끌 개연성이 적지만은 않다는 게 정치권에서 나오는 시나리오중 하나다.
하지만 2018년 6월까지 임기가 남아있는 현직 단체장의 이탈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번에 승부를 걸어야 할 만큼 절박한 건 아니란 친문계 의원들의 ‘설득’에 안 지사가 어떤 답을 내놓을지도 관심사다.
손 전 대표의 핵심 측근도 정치를 다시 개시하면 그 당은 더민주가 될 것이며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이 들어오는 내년 1월 이후 로드맵이 제시될 것으로 내다봤다.
충청권의 한 여권 중진은 “ 제3지대가 성공적으로 구성되려면 강력한 대선 후보가 있어야 하고 새누리당과 더민주에서 비주류의 이탈이 있어야 가능할 것”이라며 “우리 정치구조상 쉽지만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오주영기자 ojy8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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