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급수 후 이틀 단수하거나 퇴수 재활용 등 대응
“지난해 수준 가뭄 고려해 대응 중”
폭염이 물러간 대전ㆍ충남에 지난해보다 극심한 농경지 가뭄이 덮치고 있다.
논과 밭에 물을 공급하는 지역 저수지에 저수율이 최악의 가뭄이라고 여겨졌던 지난해보다 더욱 심각한 곳이 발생했으며, 농산물값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8일 한국농어촌공사 충남지역본부에 따르면 공사가 관리하는 저수지의 평균 저수율은 28일 현재 39.9%를 기록했다.
매년 이맘때 30년 기준의 평년 평균 저수율이 74%였으며, 지난해 최악의 가뭄에서도 같은 시기 평균 저수율 40.6%를 기록했으나 올해는 농경지 가뭄이 더욱 악화된 것.
충남 저수지 중 45곳이 내년 영농기에 용수 부족을 경험할 수 있는 저수율 50% 이하로 떨어진 상태로 지난해 가뭄을 심하게 경험한 곳이 올해 또다시 물부족을 겪고 있다.
충남 예산지역 저수지의 저수율은 29%, 보령지역 저수지 35%, 논산지역 28%를 각각 기록하며 농업생산의 젖줄이 말라가고 있다.
홍성 가곡저수지는 저수율 19.3%로 지난해 30.7%보다 더 낮아 이틀 급수 후 이틀 단수하는 제한급수가 시작됐다.
보령 죽전동의 청천저수지는 저수율 30%, 농경지에 사용되고 강으로 흘러드는 물을 다시 끌어올려 용수로에 직접급수하고 있으며, 용제저수지 역시 수위를 유지 위해 인근 웅천천 퇴수를 양수하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는 가뭄을 극복하기 위해 양수장을 가동해 하천수를 농업용 저수지에 양수저류하고 저수지 마대쌓기, 간이물막이 등 100여곳에서 대응하고 있다.
반대로 지난 8월 국민안전처와 기상청, 환경부 등이 함께 발표한 ‘8월 가뭄 예ㆍ경보’에서 생활 및 농ㆍ공업용수에 대한 가뭄은 예보되지 않아 아쉬움을 낳고 있다.
다목적댐에서도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어 28일 현재 보령댐 저수율은 39% 수준으로 하천유지용수 제한급수에 들어간 지난 23일보다 2.9%p낮아졌다.
폭염과 가뭄이 지속되자 대전지역 채솟값과 과일값에도 영향을 미쳤다.
28일 대전 오정농수산물도매시장 경락가 기준 배추(고냉지·10㎏)는 1만 7100원에서 2만 600원에 거래돼 1년 전(5300원~5700원)보다 3배가량 치솟았다.
같은 기간 오이(백다다기·10㎏)는 1만 3400원~1만 8100원에 거래되던 게 1만 7200원에서 2만 4900원으로 값이 오르며 주부들의 가게부담을 가중시켰다.
복숭아(황도·4.5㎏)는 지난해 9600원~1만 4000원에 거래되다 올 들어 1만 400~1만 7500원으로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국농어촌공사 대전충남본부 관계자는 “현재까지 논 물마름이나 작물 시드름 등의 현상은 발생하지 않고 있으나 지난해와 같은 극심한 가뭄이 올해에도 반복될 수 있다는 경각심이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임병안ㆍ방원기 기자 victoryl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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