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의 전당이 취업전문기관으로 전락 지적도
정부가 계속되는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해 대학 교원 평가시 창업과 산학협력 실적 반영을 확대하기로 하면서 교육계의 찬반 양론이 분분하다.
청년 실업을 해소하고 대학의 창업과 기술 이전을 독려하기 위한 조처라지만 지식의 전당인 상아탑이 대학본연의 역할보다 취업훈련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는 24일 중소기업청과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대학 교원의 업적 평가와 (재)임용·승진 심사에서 창업·산학협력 실적 반영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교육부는 이미 ‘산학협력 선도대학 육성사업’에 참여하는 대학에서 학칙으로 창업·기술 이전 실적 등을 연구논문 실적처럼 업적 평가에 반영하고 있는 만큼 이번 협약으로 확대하는 것에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교육공무원법 등에 관련 근거를 마련하기로 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앞으로 교수들은 자신이 가르친 학생이 창업을 하거나 산학협력 실적이 좋을수록 재임용이나 승진실적에서 좋은 점수를 받게 된다.
이같은 정부 방침을 놓고 교육계의 반응은 팽팽히 맞서고 있다.
교원 평가에 산학협력 실적이나 창업 등을 반영해 교수들이 적극적으로 취창업에 나설수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환영하고 있지만 정부의 모든 대학 정책이 취업 일변도인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각 대학마다 운영하고 있는 산학협력중점교원제도가 당초 기대보다 큰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는 가운데 이 같은 창업ㆍ산학협력실적 평가 지표 확대가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회의론도 제기된다.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보고서에서도 “산학협력중점교원당 학생 수 지표는 취업률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를 보여주지 못했다”며 “현재의 산학협력제도가 취업률을 제고하는데 효과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힌 바 있다.
대전지역 4년제 대학의 한 교수는 “취업률이 대학 평가에 중요 요소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교수 평가에까지 창업과 산합협력 지표를 확대하는 것은 좀 우려스럽다”면서 “대학이 연구보다는 취업, 지식의 전당보다는 취업훈련기관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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