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질만능주의 사회분위기 만연, 알콜, 약물 등 중독 증상에 쉽게 빠져
존속범죄 예방위해 조기 예보, 가정윤리 교육 등 시스템 구축 요구
지역에서 부모나 자식 등에게 폭력은 물론, 살인까지 저지르는 존속 범죄가 심각하다.
일각에선 물질만능주의 사회분위기로 알콜, 약물 등 중독 증상에 쉽게 빠지는 데다 가정 윤리가 붕괴되면서 일차적 피해를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 받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에 따라 존속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 조기 예보, 가정윤리 교육 등 시스템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22일 대전 유성경찰서에 따르면 존속살해와 살인 혐의로 A(19)군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군은 전날 오후 4시 34분께 유성구 한 아파트에서 부엌에 있던 흉기로 자신의 어머니(52)와 이모(60)를 찔러 숨지게 한 혐의다. A군이 갑자기 흉기를 휘둘렀고 집 안에 함께 있던 미국인 아버지(61)가 방문으로 들어가 112에 신고했다.
아버지가 피신한 사이 어머니와 이모는 A군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졌고, A군은 현장에서 체포됐다.
경찰 조사에서 A군의 아버지는 A군이 이달 중순 친구들과 함께 외박을 다녀온 후 방 안에서 나오지 않는 등의 이상증세를 보였다고 했다.
또 자신에게 A군이 외박 당시 약물을 복용했다고 털어놨다고도 진술했지만, A군은 제대로 답변을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군이 정신병력이 없는데다 다른 이유가 없어 약물에 무게를 두고 있다.
A군이 실제 약물을 투여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한 상태다.
앞서 지난달 22일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이며 행패를 부려온 아버지를 결국 참다못해 살해 후 동생과 함께 유기한 B씨(30)가 검거되기도 했다.
B씨는 지난해 11월 9일 오전 0시 30분께 유성구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61)를 둔기로 수차례 때려 숨지게 하고 암매장한 혐의(존속살해 및 시체유기)다. B씨의 아버지는 병원에 입ㆍ퇴원을 반복할 정도로 알콜 중독 증세가 심했다.
당시 B씨는 아버지가 또 다시 술을 달라고 하자 이를 거부했다.
B씨는 아버지가 자신을 둔기로 때리려 하자 순간의 화를 참지 못해 둔기를 빼앗아 살인을 저질렀다.B씨는 동생과 함께 아버지 시신을 지역 내 야산에 암매장했다.
일각에선 이 같은 반인륜적인 사건이 가정윤리 붕괴에 이은 중독 증상에서 이어진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
유제춘 을지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존속 살해 등 반인륜적인 사건은 일반적인 심리상태보다는 보통 알콜, 약물 중독 등 판단 능력을 잃어버린 상태에서 발생한다”며 “중독 증상을 보이게 되면 돈이 들게 되고 경제적 부담을 가족에게 의지할 수밖에 없어 1차적 피해를 가족이 입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행정학 교수는 “스마트폰을 통해 물질만능주의 사회적 분위기가 확대돼 자기 뜻대로 되지 않으면 불만 등을 1차 접촉자인 가족에게 표출하고 있다”며 “이에 따른 중독 증상도 늘고 있어 정신적 치료를 포함한 조기 경보 시스템과 가정윤리 교육 시스템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구창민 기자 kcm2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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