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대학정원 부족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현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평가를 통한 등급별 정원감축 정책’은 오히려 대학교육의 질만 하락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대학 상당수가 효과가 없다고 인식하는 대학재정지원사업대신 전임교원의 임금을 지원하는 방식을 추진하면 오히려 정부가 올 한해 대학재정지원사업으로 투입한 예산보다 훨씬 적은 비용으로 대학 교육여건을 개선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사교육걱정없는 세상이 발표한 ‘교육부의 대학구조조정 정책분석 보도자료’에 따르면 모든 대학을 일정한 평가 지표를 통해 평가를 실시해 등급을 매기고 등급에 따라 정해진 감축률에 맞춰 정원을 감축하는 현정부의 정원감축 방식은 모든 대학을 일일이 평가하는 방식이어서 대학의 자율성이 크게 훼손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정부에 의해 임명된 평가 위원들이 몇 개월동안 서류로 이뤄진 평가를 통해 대학에 등급을 매기다 보니 공정성과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됐다는 지적이다.
평가지표 점수만을 높이기 위해 대학교육의 질을 하락시켰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실제로 대학구조개혁 평가 지표로 학생 평가가 포함되자 암기식 교육의 환경을 조성했으며 전임교원 확보율은 오히려 낮은 연봉의 비정년트랙 교원을 증가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졸업생의 취업률 확보를 평가하면서 교내 취업이나 아르바이트 취업 등을 통한 취업률 조작이 이뤄졌고, 장학금 지원 항목이 포함되면서 근로장학금 위주 지원으로 대학행정직원 업무 역할을 근로장학생들이 대체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이에 따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우리나라 대학들의 교수 1인당 학생수는 평균 26.4명으로 OECD국가들의 교수 1인당 평균 학생수 15명보다 11.4명이 많다”며 “대학 규모를 줄이기보다 교수 1인당 학생수를 줄이는 것이 교육의 질을 높이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정부 주장대로 2023년 대학정원이 현재에 비해 30% 감소한다는 점을 전제로 현재 전임교원수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유지할 경우 2023년의 전임교원 1인당 학생수는 18명으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관계자는 “전임교원 30%를 줄이지 않을 때 소요되는 예산은 1조2844억원으로 2016년 한해 정부가 프라임사업, CK사업 등 대학재정지원사업으로 사용한 1조5000억원에 비해 적은 금액”이라며 “대학재정지원사업 대신 전임교원의 임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추진한다면 부작용 많은 현재의 등급별 정원감축보다 한결 대학교육의 질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오희룡 기자 hui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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