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관광객 수 부풀리기 도 넘어

  • 정치/행정
  • 충남/내포

지자체 관광객 수 부풀리기 도 넘어

  • 승인 2016-08-21 10:52
  • 신문게재 2016-08-21 2면
  • 내포=유희성 기자내포=유희성 기자
유명 해수욕장 낀 지자체들 걸핏하면 1000만, 2000만
시ㆍ군 축제, 행사, 관광 관계자들 “그냥 많이 온 것으로 해주세요”
일부는 회의감, 개선 필요 공감 “부풀리기 너무 심해, 아무 의미 없는 수치” 일침


행정당국의 관광객 수 부풀리기가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다.

각종 지역 행사와 축제 참가자 수, 지역 관광객 수 등을 주먹구구식으로 집계하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당국의 수치 발표는 이미 ‘뻔한 거짓말’로 낙인 찍혔다.

충남도와 대천시 등에 따르면 올해 대천해수욕장을 다녀간 피서객은 지난달 기준 983만 명이다.

도는 올 여름 충남지역 해수욕장을 찾는 관광객이 2000만 명을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더 나아가 부산시는 4000만 명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고, 강원도는 2400만 명이 올 여름 강원지역 49개 해수욕장을 찾은 것으로 집계했다.

이런 식으로 올 여름 각 지자체가 발표한 피서객 수는 모두 1억 명이 넘는다.

관광객 수 부풀리기의 한 원인은 눈대중 집계방식 때문이다.

페르미 추정법으로 불리는데, 해수욕장 특정지역(가로 30m×세로 20m) 내에서 피서를 즐기는 사람 수를 세어 전체 면적만큼 곱하는 것이다.

대부분은 가장 밀집된 지역을 센 후 전체 면적을 곱하기 때문에 심각한 부풀리기 집계가 된다.

부산에서는 지난달 23일 하루 해운대 피서객 수를 40만 명으로 잡았지만, 대중교통과 승용차 이용자, 숙박업소 투숙객 등을 모두 합한 숫자는 8만 5000명 정도에 불과했다.

당국의 현장 실사 없는 탁상행정도 관광객 수 부풀리기의 또 다른 원인이다.

안용주 선문대 국제레저관광학과 교수는 “지자체는 피서객 부풀리기를 통해 각종 기반시설 확충 계기를 마련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실제 대부분의 지자체 담당자들은 노골적인 관광객 수 부풀리기에 혈안이다.

취재 시 언론에 “관광객이 많은 것으로 해 달라”, “지난해보다는 많이 온 것으로 해야 하지 않나”라는 식으로 강요하거나 보도자료를 먼저 배포하는 실정이다.

일부 공무원들은 이런 행태에 회의감을 보이고 개선의 필요성도 느끼고 있다.

보령시 관계자는 “지난해를 보면 대천해수욕장 피서객 수가 형편없이 적었는데 엄청 많이 온 것처럼 부풀려 놨다”고 인정하며 “그렇지만 누구 하나 정확히 집계하는 사람이 없고, 힘든 일이기 때문에 그냥 대충 부르는 것이 그날 관광객 수가 된다”고 털어놨다.

부여군의 한 공무원은 “백제문화제 당시 여러 곳에서 방문객 수를 물었는데 우리는 공식적으로 대답한 적이 없다”며 “지자체의 주먹구구식 관광객 집계는 아무 의미 없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내포=유희성 기자 jdyhs@

중도일보(www.joongdo.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금지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랭킹뉴스

  1. [현장취재]한남대 재경동문회 송년의밤
  2. 대전시주민자치회와 제천시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자매결연 업무협약식
  3. 조원휘 대전시의회 의장 "대전.충남 통합으로 세계 도약을"
  4. 세종시 50대 공직자 잇따라 실신...연말 과로 추정
  5. 천안시의회 김영한 의원, '천안시 국가유공자 등 우선주차구역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상임위 통과
  1. 대전시, 12월부터 배출가스 5등급 차량 운행 제한
  2. [현장]3층 높이 쓰레기더미 주택 대청소…일부만 치웠는데 21톤 쏟아져
  3. 대전시노인복지관협회 종사자 역량강화 워크숍
  4. 한화이글스, 라이언 와이스 재계약 체결
  5. 전국 아파트 값 하락 전환… 충청권 하락 폭 더 커져

헤드라인 뉴스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영정그림 속 미소 띤 환이… “같은 슬픔 반복되지 않길”

"환이야, 많이 아팠지. 네가 떠나는 금요일, 마침 우리를 만나고서 작별했지. 이별이 헛되지 않게 최선을 다해 노력할게. -환이를 사랑하는 선생님들이" 21일 대전 서구 괴곡동 대전시립 추모공원에 작별의 편지를 읽는 낮은 목소리가 말 없는 무덤을 맴돌았다. 시립묘지 안에 정성스럽게 키운 향나무 아래에 방임과 학대 속에 고통을 겪은 '환이(가명)'는 그렇게 안장됐다. 2022년 11월 친모의 학대로 의식을 잃은 채 구조된 환이는 충남대병원 소아 중환자실에서 24개월을 치료에 응했고, 외롭지 않았다. 간호사와 의사 선생님이 24시간 환..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대전서 금강 수자원 공청회, 지천댐 맞물려 고성·갈등 '얼룩'

22일 대전에서 열린 환경부의 금강권역 하천유역 수자원관리계획 공청회가 환경단체와 청양 주민들의 강한 반발 속에 개최 2시간 만에 종료됐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대전컨벤션센터(DCC)에서 공청회를 개최했다. 환경단체와 청양 지천댐을 반대하는 시민들은 공청회 개최 전부터 단상에 가까운 앞좌석에 앉아 '꼼수로 신규댐 건설을 획책하는 졸속 공청회 반대한다' 등의 피켓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경찰력을 투입해 공청회와 토론이 진행될 단상 앞을 지켰다. 서해엽 환경부 수자원개발과장 "정상적인 공청회 진행을 위해 정숙해달라"며 마..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尹정부 반환점 리포트] ⑪ 충북 현안 핵심사업 미온적

충북은 청주권을 비롯해 각 지역별로 주민 숙원사업이 널려있다. 모두 시·군 예산으로 해결하기에 어려운 현안들이어서 중앙정부 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사업들이다. 이런 가운데 국토균형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 윤 정부의 임기 반환점을 돈 상황에서 충북에 어떤 변화가 있을 지도 관심사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발표한 충북지역 공약은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 57개 세부과제다. 구체적으로 청주도심 통과 충청권 광역철도 건설, 중부권 동서횡단철도 구축,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 방사광 가속기 산업 클러스터 조..

실시간 뉴스

지난 기획시리즈

  • 정치

  • 경제

  • 사회

  • 문화

  • 오피니언

  • 사람들

  • 기획연재

포토뉴스

  •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롯데백화점 대전점, ‘퍼피 해피니스’ 팝업스토어 진행

  •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대전-충남 행정통합 추진 선언…35년만에 ‘다시 하나로’

  •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대전 유등교 가설교량 착공…내년 2월쯤 준공

  •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 중촌시민공원 앞 도로 ‘쓰레기 몸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