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종우 바이핸커피 대표 |
핸드드립 커피의 경우 내린 커피의 98%가 물이며,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하는 아메리카노 역시 그렇습니다. 그래서 커피 내리는 물은 정말 중요합니다.
커피 내리기에 사용하는 물은 미네랄이 풍부해야 하지만 철분이나 염분이 들어있는 물은 피해야 합니다. 지나친 알칼리나 산성수도 좋지 않습니다. 그래서 커피 물은 꼭 정수 과정을 거쳐 사용해야 합니다.
커피물의 미네랄 함량은 50~100ppm이 적당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철분이나 염소는 소량이더라도 결정적으로 커피의 향미를 떨어뜨립니다. SCAA에 따르면 철분 함량은 2ppm을 초과하면 커피가 녹색이 될 정도로 향미에 악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옛 사람들이 차를 다릴 때 샘물을 쓰지 않고 맑은 계곡 물을 떠다 쓴 이유 역시 샘물에는 철분이나 염분이 지나치게 많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도가 지나치게 높은 물도 피해야 합니다. 물 속에 들어있는 광물질의 함량을 수치로 나타낸 것이 물의 경도입니다. 경도 1은 18ppm 이며, 경도 6을 기준으로 높으면 경수, 낮으면 연수입니다. 특히 칼슘과 마그네슘 성분이 많을수록 물의 경도는 높아집니다. 물을 팔팔 끓이면 경도는 50%까지 줄어들게 되지만, 물에 녹아있는 산소가 사라지고 물의 신선함이 크게 줄어들어 커피의 풍미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게티 이미지 뱅크 |
경도가 높은 물이나, 철분이나 석회질을 함유하고 있는 물, 또는 염분을 함유하고 있는 물은 커피 아로마의 용해를 방해하고 향미 성분이 충분히 추출되지 못하게 하며, 불쾌한 냄새를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머신의 경우 경도가 높은 물은 스케일을 만들어 스팀노즐을 막히게 하며, 크레마의 형성을 감소시킵니다. 또한 지나친 연수는 과잉 추출이 되어, 커피에서 짠 맛이 날 수도 있습니다.
PH가 7보다 작으면 산성이고, 7이면 중성이고 7보다 크면 알칼리성입니다. PH가 6.5인 물은 약한 산성을 띠는 물로 커피의 산미를 살짝 돋울 수 있습니다. 산미가 아주 풍부한 생두를 연하게 볶거나 혹은 짧은 시간에 볶았을 경우, 산성수로 내리면 그 커피는 산미가 지나치게 높아집니다.
PH가 알칼리 영역(7.5~9.5)에 있는 물을 쓰면 신맛이 중화되게 됩니다. 커피 물은 당연히 PH 7 중성수가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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