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도당 당원 간 갈등으로 이어질 우려도 제기
더불어민주당이 권역별 최고위원제를 추진하면서 충청권 시·도 당원 간 갈등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특히, ‘호선’이라는 모호한 규칙으로 충청권 4개 시·도와 강원도당위원장 가운데 단 1명을 선출케 함으로써 대립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더민주는 개정된 당헌을 통해 이번 8.27전당대회부터 서울·제주, 경기·인천, 강원·충청, 호남, 영남 등 5개 권역별로 최고위원을 선출한다.
선출 방식은 각 권역내 시·도당위원장 가운데 호선으로 선출하게 했다.
기한은 전당대회 하루 전인 오는 26일까지다.
문제는 이 호선이라는 방식을 둘러싸고 이해 당사자 즉, 시·도당위원장 간 의견이 첨예하게 다를 경우다.
강원·충청 권역에서는 사고 지역위가 되면서 공석이 된 세종을 제외하고 17일 도종환 의원(청주 흥덕)이 충북도당위원장에 합의 추대됐다. 같은날 강원도당위원장에는 심기준 위원장이 선임됐다.
오는 19일에는 대전시당과 충남도당 대의원 대회가 각각 열릴 예정인 가운데 대전은 합의 추대로 단독 입후보한 박범계 의원(대전 서을)의 시당위원장 취임이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다만, 충남의 경우, 박완주 의원(천안을)과 나소열 현 위원장 간 경선을 거쳐 도당위원장을 선출될 계획이다.
이들은 모두 시·도당위원장에 출마하며 권역별 최고위원를 향한 포부를 밝히는 동시에 각 시·도의 입장을 적극 대변하겠다고 직간접적으로 피력하고 있다.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시·도당위원장 가운데 호선이지만, 호선을 위한 시행 방식도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다.
합의 추대에 기반한 것이나, 타 지역에서는 대의원·권리당원 투표로 최고위원을 선출해야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고, 선수로 정하자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지역별 자존심 이상의 이익이 달렸다는 점에서 권역별 최고위원을 두고 벌어질 각 시·도당위원장 간 경쟁은 시·도 당원들의 대립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키 어렵다.
권역별 입장과 정책을 중앙당의 사고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취지는 좋았지만, 정작 제도적 뒷받침의 미비와 모호성에 분란거리만 키우는 셈이다.
이런 불상사의 우려는 당 전국대의원대회 준비위원회에서도 한차례 문제가 제기됐다고 한다.
그러나 당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논란을 정리키로 했을 뿐 마땅한 해법은 여전히 제시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도위원장이 돌아가면서 권역별 최고위원을 맡으면 된다는 주장도 있다.
이 경우, 최고위원의 임기가 다음 전국대의원대회에서 당 대표가 선출될 때까지로 하는 규정되어 있는 만큼, 당 대표가 사퇴했을 때는 제대로 된 임기 보장이 어려울 뿐더러 직위를 나눠먹기한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당의 한 관계자는 “자율 의사에 의한 결정 구조를 취한 것이나 지역별 이익과 각 위원장의 위상이 달렸다는 점에서 호선이 첨예한 대립과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키 어렵다”라며 “최소한 충청권 시·도당위원장이 선정된 직후, 충청권 의원 총회라도 열어서 논의할 필요가 있지 않나 싶다”고 했다. 강우성 기자 khaih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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